교수님, 질문있습니다. (김은미) |
 이름: 晴野 2010/1/11(월) | |
 Re..교수님, 질문있습니다. ================================ ┼ ▨ 교수님, 질문있습니다. - 김은미 ┼ │ 교수님 안녕하세요. │ '맹자'에 대해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 │ 맹자의 仁과 義와 관련하여 책을 읽다보니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 "仁은 인간의 내면적 심성의 바탕이라면, 義는 외면적 실천원리이다." │ 그런데 이 말에서 '내면적'과 '외면적'이라는 말이 뭘 뜻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ㅠ │ 대략적으로, 仁은 사랑하는 마음이요, 義는 그러한 마음을 절제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 이러한 점에 비추어볼 때, 인의 내면적이요, 의는 외면적이라고 하는 말은 仁은 내면의 사랑하는 마음은, 의는 이를 행위로 표현할 때 그러한 마음을 절제하여 구체적 상황에서 마땅하게 대응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 사실, 책에서 한 말과 좀 끼워맞춘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 맹자와 고자와의 논쟁에서 맹자가 고자의 인내의외설을 비판한 것과 연결시킨다면, 義를 외면적이라 보는 건은 모순된 것 같아서요. 그렇다면 위에서 義가 외면적이라고 하는 것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건가요? 답: 우리 김선생이 생각하는 것이 맞는 것입니다. 대개 仁內義外說이 잘못이라는 것은 맹자가 이미 분명히 하였음에도 의를 이해하지 못하여 자꾸 그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의가 외면적 실천원리라고 하는 것은 맹자가 이미 부정한 것입니다. 맹자를 부정한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인내의외설을 말하면 안 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꾸 의외설을 말하는 것을 우리가 이해해야 합니다. 인의 사랑하는 마음을 절제할 때는 사랑하는 대상이 어떠한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즉 용돈을 달라고 하여 나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주려고 하였습니다. 그래도 용도를 알고 싶어서 물었더니, 좋지 못한 곳에 쓰려고 합니다. 그래서 용돈을 주려던 사랑하는 마음을 절제하고 정색을 하며 거절하였습니다. 즉 나의 마음 밖에 있는 대상의 잘못으로 용돈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이지요. 본래 나는 주려고 하였는데.... 그래서 용돈을 받고 못 받고는 밖에 있는 대상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절제를 하느냐 마느냐는 나의 마음 속에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밖의 대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외면적 실천원리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맹자가 부정하였지요. 자세한 것은 맹자를 한 번 더 읽어 보세요. 아무리 밖의 대상에 그런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의 잘잘못을 평가하는 기준은 역시 나의 마음에 있는 것입니다. 밖의 대상에 내 마음이 끌려다닌 것이 아니라 나의 마음 속에 분명한 기준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의입니다. 처음에 용도를 물은 것 자체가 이런 마음의 발로입니다. 왜 용도를 물었겠습니까? 잘못이 있다면 줄 수 없다는 생각을 이미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면 절제(義)는 이미 그 인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仁義內在說을 말하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자꾸 그런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 │ │ 다음으로 仁과 義에 대한 설명에서 이러한 것도 있습니다. │ '인은 어버이를 친애하는 마음이요, 의는 형을 공경하는 것이다.' │ 교수님께서 이전에 하셨던 설명에서, 어버이를 친애하는 것도, 형을 공경하는 것도 모두 다 사랑이다. │ 즉, 부모님에 대한 사랑 뿐만 아니라, '도리 대로 하는 것' 역시 사랑이라고 하셨는데요. │ 모두다 '사랑'이라고 할지라도 그 사랑의 동기가 조금 달라보입니다. │ 어버이를 친애하는 사랑은 구체적인 상황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즉시적으로 나온 것이라면 │ 형을 공경하는 사랑은 '옳고 그름을 따져본 후'에 이에 따른 사랑이라는 점에서 │ 모두 사랑이라는 가치로 귀결되는 것은 맞지만 조금 늬앙스는 달라보이는데요. │ 이걸 유가의 차등적 사랑과 연결하여 생각해 봐도 될까요? │ 가령, 유가에서 사랑이란 친친->인민->애물로 나아가지만, 친친의 사랑과 애물의 사랑이 똑같은 강도는 아닌 것 처럼요. 답: 부자유친과 장유유서의 차이를 알면 이 문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는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친밀한 관계를 더 우선합니다. 논어에 양을 훔친 문제를 생각해 보세요. 그래서 사랑(仁)은 부모로부터 시작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형이나 동생은 부모보다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부모처럼 응석을 부리면 형제는 그것을 받아주지 않습니다. 나에게 정당하고 할 일을 정확히 하기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형제간에는 질서가 분명해야 합니다. 그것이 장유유서입니다. 즉 형제간에는 무조건적인 사랑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정확하게 도리를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의를 설명할 때 형제를 예로 든 것입니다. 이제 집안의 형제를 떠나 사회로 나가면 부모보다 형제보다 더 엄격히 질서와 도리를 지킬 것을 요구합니다. 부모보다 형제보다 더 어렵지요. 거리감이 있지요. 나는 부모형제처럼 가까이 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당장 상대가 반발합니다. 그래서 더 절제하는 마음을 가지고 대해야 하지요. 그런 것을 부모가 아닌 형제사이에서 배운다는 것입니다. 맹자에서 말한 것은 그런 것을 말한 것입니다. 김선생이 부모에 대한 사랑과 형제간의 사랑에 무엇인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 그것이 바로 맹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잘 키워서 연역하세요. 차별은 의에서 오는 것이니, 친친인민 그렇게 생각해도 좋습니다. │ │ │ 다음으로, '순자'에 대해 질문있습니다. │ 저는 여태까지 순자는 도덕의 절대적 근거를 부정했다고 이해했는데요. 어떤 자료를 보니, 이런 말이 있습니다. │ '예의 실질적 내용은 시공에 따라 변한다 할지라도, 예를 성립시키는 원리인 예의지통은 영원히 변치 않는다.' │ 이말은 예의 근본원리는 절대적인데, 예로부터 파생된 규칙은 상황에 따라 상대적이라는 말처럼 들리는데요. │ 그렇다면 순자는 상대주의자로 보는 것은 어폐가 있는건가요? 답: 근본원리와 하위의 규칙을 나누는 것은 가능해 보입니다. 그러나 그런 것을 가지고 상대주의라고 하는 것은 좀 적절하지 않은 것같습니다. 그런 것을 가지고 상대주의라고 하면 누구나 다 상대주의가 될 것같습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시작하세요. 그날을 기다리며.....힘내세요. 김선생!!! 아자아자~~~ │ │ │ │ 교수님, 답변 부탁드릴께요~^-^ ┼ 다음주에 더 추워진다고 합니다. 감기조심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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