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안녕하세요? 논어를 읽다가 질문드려봅니다.(논어궁금증) |
 이름: 晴野 2010/1/21(목) | |
 Re..교수님, 안녕하세요? 논어를 읽다가 질문드려봅니다. ================================ ┼ ▨ 교수님, 안녕하세요? 논어를 읽다가 질문드려봅니다. - 논어궁금증 ┼ │ 안녕하세요. 교수님, 저는 성신여대는 아니지만, 다른 대학교에서 논어 토론스터디를 하고,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혼자 공부를 하다가, 친구들하고도 토론을 해보았는데 답이 얻어지지 않고 도저히 여쭐 이 없어 사이트를 검색하다가 교수님이 만드신 사이트를 발견하여 여기다가 질문을 드려봅니다^^a" │ │ 1. 공자와 學에 관련하여...질문드립니다. │ 논어집주의 저자인 주희를 비롯한 당대의 유학자들의 경우, "공자를 '생이지지자'라고 본다"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생이지지자라고 공자를 보게된다면, 공자는 태어날 때 부터 성인으로서, 우주만물의 운행에 참여하고, 그것이 돌아가는 원리를 이미 알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러면 공자에게 있어서 학(學)이란, 무엇인가요? 기존에 알았던 학에 대해서는, 공자 자신에 주목한 논의 보다는, 주로 공자가 제자나 혹은 다른 식자들에게 주로 주장한 내용으로서 '학'에 대해서 많이 들어왔던것 같은데,공자 자신에게 '학'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 '학'을 통해 생이지지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생이지지자로서 공자가 성인이 되는 방법으로서 '학'이며, 충, 예, 서 등이 제가 읽는 책에서 언급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면 공자는 '학'을 자신의 개인적 차원에서 발전을 위한걸로 보지는 않은 걸까요? 그러면 공자에게 '학'을 전수해 주는 스승은 없었던 걸까요?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 │ 이와 더불어 후대의 유학자들이 공자를 생이지지라고 보게 되는 것은 오히려 공자 자체를 하나의 신격화 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유교가 다른 종교와 큰 이유는, 신과 같은 절대적 존재의 부정에 있다고 여겨지는데, 만약 생이지지자로서 공자로 보게됨은, 절대적 존재로서 우주만물의 근원을 알고 있는 공자로서 이를 신처럼 받드는 것으로 보는 것인가 이런생각이 들었습니다. 답: 공자 자신은 생이지지자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술이편19에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공자가 스스로 공부하여 진보한 상황은 위정편4 子曰 吾十有五而志于學...이하에 나와 있습니다. 공자가 생이지지자라고 하는 것은 당시 제자들이 그렇게 생각한 듯하고, 후대 성리학자들이 이를 이어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공자를 생이지지자라고 할 때 모든 것을 다 알았다는 것이 아니고, 도덕적으로 옳고 그름을 알았다는 것입니다. 즉 도덕지에 관한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이것은 거짓말이니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것을 배우지 않고도 알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세상의 여러 사항에 대해서는 배워서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소한 일들을 가르쳐 준 사람은 많이 있었겠지요, 그러나 공자의 사상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를 한 스승은 없다고 봅니다. 창조자인 신과는 차원이 다른 측면에서 공자를 보통 인간의 수준을 뛰어 넘는 대단한 분이라고는 생각하였지만, 전지전능한 신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렇게 대우하지 않았습니다. │ │ 2.12세기경에 시,서.역의 권위의 추락에 대해서.. │ 12세기 이후로 시, 서, 역에 "경" 자를 붙이게 되었으며 이는 시, 서, 역의 권위가 추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 그렇다면 어째서 이 때 이후로 시, 서, 역의 권위가 추락 한 것일까요? │ 책에서는 12세이이후 시장경제가 활성화 되어 시중에 돈이 많이 나돌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서원이나 부학이 많이 건립되었다고 하였습니다.그렇다면 이 때 본격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text 선정을 하였을 것이며 선정된 것이 시, 서, 역이었다면 오히려 이 세 text의 위상은 더욱 올라가야 마땅하지 않았나 생각했기에 이에 위와같은 의문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 │ 그렇다면 12세기경 시, 서, 역의 권위 추락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궁금해졌습니다. 답: 사실 이런 역사적 사실 문제에 대해서 저는 별로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삼경의 권위가 추락되었다는 말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12세기라면 주자가 활동한 시기(1130년~1200년) 전후를 말하는 것같은데, 이때 주자가 4서를 주석하고 공부순서를 사서로부터 즉, 대학 논어 맹자 중용의 순으로 공부하도록 학문순서를 정하면서부터 사람들이 삼경을 사서이후에 공부하기 시작하였을것입니다. 그렇게 되니 중용까지 공부하고나서 삼경으로 올라가지 못한 사람이 생기니 저절로 삼경을 소홀히 한 것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이것은 지금 우리들도 그렇습니다. 대학에서 사서강의는 많지만 삼경강의는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삼경의 권위가 떨어졌다고 하는 것은 좀 적절한 표현은 아닌 것같습니다. │ │ 3.유교에서 보는 영원에 대해서... │ 유교가 현실지향주의이기는 하지만 '영원'이라는 개념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상식적로 생각해 볼 때 사람이 한 번 죽으면 끝이니 유교에는 '영원'이라는 개념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진리같은 것은 '영원'히 보존되겠지만, 사람에게는 그런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서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답: 학생이 어떤 의미로 '영원'을 말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겠습니다. 다른 종교에서 말하는 것처럼 영혼불멸 같은 의미의 영원이라면 유교에서는 그런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세상에 공로가 있는 사람은 사람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고 추모하고 사모하는 마음이 남는다는 의미에서는 영원을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공자를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아직도 공자는 우리의 마음 속에 죽지 않고 남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종대왕이 돌아가신지 오래 되었지만 아직도 우리의 마음 속에 세종대왕은 살아 있습니다. 그런 의미의 영원이라면 유교는 영원을 인정합니다. 진리는 오히려 영원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에 진리가 지금은 그와 다른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불변하는 것도 있지만..... 성리학에서 진리의 영원성을 크게 내세우지는 않습니다. │ │ 4.성리학에 대해서 궁금했던 내용... │ 위정편 4장에 대한 주희의 해설을 보면, "내 생각에는 성인은 나면서부터 다 알고 편안하게 행하기에 본디 쌓아가면서 나아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자신은 마음으로 이러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스스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 다만 일상생활을 하면서 자신만 나아가고 타인은 앎에 이르지 못함을 홀로 깨달은 바가 있었다...." 사뭇 누구도 노력하면 성인이 된다는 관점과는 상반되어 보입니다. │ 물론 성인은 타고난다고 해서, 타고나지 못한 사람이 성인이 되는 가능성을 바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그런쪽으로 흐르게 될 개연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주희는 타고나면서 부터 성인인 것과 노력해서 성인인 된 사람과 구별을 두고 있는 것일까요. 논어에서도 생이지지자와 학이지지자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렇다면 성리학은 생이지지자도 있지만 아닌 사람도 열심 수양하면 학이지지자가 되어서 성인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요. 답: 계씨편9 孔子曰 生而知之者上也....이하를 읽어 보세요. 공자는 사람을 4가지단계로 구분하였습니다. 위의 번역문이 책에 있는 것을 오류 없이 잘 옮겨 놓은 것이라면 번역이 이상합니다. 번역문이 대의 전달을 정확히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번역판을 보세요. 공자가 이미 생이지지자와 배워서 아는 자 등을 말하였고, 주자는 성공하면 마찬가지라고 하였습니다. 선천적인 앎이든 배워서 얻은 앎이든 그 결과는 같다는 것입니다. 누구든 노력하면 성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공자의 생각이고 주자 등 성리학자들의 생각입니다. 이상입니다. 도움이 되었기를 빕니다. │ │ 질문이 너무 장황하고 길어서 죄송합니다ㅜㅜ;; │ │ ┼ ┼  진주영: 교수님! 교수님 답변글을..읽다가 의문점이 들어서 질문드려요. 누구든 노력하면 성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공자의 생각이라 하셨는데.. 누구나 노력하면 될 수 있는 것은 '군자'아닌가요?.. '성인'과 '군자'사이에 약간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왔었는데요... -[01/25-18:17]-
晴野: 군자는 물론 성인도 누구든 노력하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공자나 맹자 등 누구도 성인이 될 수 없다고 한 사람은 없습니다.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합니다. 물론 실질적으로는 힘들다고 할 수 있겠지만, 불가능하다고 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의심스러우면 조선왕조실록에 가서 검색해 보세요. '성인을 목표로..' 혹은 '성인이 될 수 있", "성학", "성인", 혹은 "요순을 목표로..." 등을 검색하면 옛날 선유들이 임금에게 성인을 목표로 하여 노력하라는 상소문을 수 없이 올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퇴계의 성학십도나 율곡의 성학집요도 모두 성인을 만들기 위해 글을 쓴 것이고, 율곡의 격몽요결 입지장에서 성인을 목표로 하라고 합니다. 인터넷에서 격몽요결을 검색하면 많이 나올 것입니다. -[01/27-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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