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답변 감사합니다. 항상 공부할 때 큰 도움 받고있어요^^

 그런데 좀 더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먼저, 고자의 부동심과 비교한 구문에서 "마음에서 얻지 못하면 氣에서 구하지말라."라는 이 구문이요..

 이 부분이 아직 잘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_ㅠ 이 구문에서 고자가 의도하는 것이 궁금합니다. 맹자의 의도는 心과 身을 함께 길러야 한다는 점과 연결하여 생각해 보았는데요. (이 구문을 수양론이나 실천과 연결하여 생각한다면) 맹자와 의도가 같아지는 것 같은데요.. (맹자도 마음에서 얻지 못하면 기에서 구하지 말라는 고자의 견해에 동의했으니까요..) 즉, 마음의 志를 먼저 세우라는 것을 의도하는 건가요?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니, 志를 세우려면, 먼저, 이치를 깨우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맹자의 경우 지언한 이후에야 호연지기가 가능한 것처럼요. 고자는 이치가 직관적으로 깨달아지지 않으면, 그냥 놔두라고 했잖아요., 그렇다면 실천 혹은 수양을 할 때, 의지가 서지 않았을 텐데, 몸에서도 구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고자는 마음 가는 대로, 그대로 놔두라는 말이에요?
답: 이 구절은 고자와 맹자의 不動心(두렵고 떨리며 의심스러워서 동요하는 마음)의 차이를 말하면서 나온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큰 일을 당해서 어떻게 하면 부동심하지 않고 '편안하고 자신 있게' 일을 할 수 있을까요? 고자는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잘 몰라도, 즉 말을 통해서 사리를 몰라도 그냥 태연하게 일을 해나갑니다. 마음이 동요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동요하려고 하면 그냥 마음을 눌러서 동요하지 않게 하고 몸에서 도움을 얻으려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고자의 부동심입니다. 그러나 맹자는 말을 분석하고 다시 마음 속으로 따져서 사리를 확실히 안 다음에 확실히 그 길이 옳다는 것을 알고 마음이 편안해져서 부동심합니다. 그런 다음  그 일을 하려고 할 때 마음에 확신이나 의지가 생겨서 동요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몸의 도움도 얻으려 합니다. 그 몸의 도움이라는 것이 바로 호연지기입니다. 마음과 호연지기가 일체가 되어 부동심합니다. 김선생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를 들어 마음의 동요를 없애는 방법으로 고자의 것과 맹자의 것을 비교해 보세요. 임용공부, 어떤 어려운 선행, 비리척결 등등을 하려고 할 때 마음의 변화를 읽어 보세요. 임용공부를 하면서 어떤 동요가 마음 속에 일어난다면 김선생은, 아니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고자식일까요? 아니면 맹자식일까요?

  아! 그리고, 교수님께서 들어주신 예에 따르면, '약속장소에서 사람을 기다릴 때, 몹시 추우면, 몸의 상태가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하였구요, 심과 신이 협력해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이러한 예에 따른다면, 氣를 기른다는 것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을 말하는거에요? 이걸 항산항심과 연결해서, 사람의 생리적 욕구가 어느정도 충족되어야 실천과 수양이 가능하다고 생각해도 될지 궁금합니다. ^^
답: 그렇게 해도 괜찮지만 군자는 항산이 없어도 항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세요. 여기서의 예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습니다. 말하고자 하는 관점이 좀 다릅니다. 몸이 춥다는 것은 내가 비유로 말한 것입니다. 마음과 육체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요. 이것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위 구절에서 부동심에서 호연지기가 가지는 역할을 이해해야 합니다. 내가 강의 시간에 예로 들었던 것을 잘 생각해 보세요.

  다음으로, 맹자 수양론에 대한 질문에서요. ....^^; 부동심과 존심양성에 대해서 생각해봤는데요. 저는 부동심하면 당연이 존심양성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왠지 부동심은 마음이 전혀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경지'에 올라와 있는 것이고, 존심양성은 본심을 잃으면, 혹은 선성을 실현하지 못하면 호연지기를 통해 나약한 의지를 북돋아서 잃어버린 본심을 되찾는.. 노력의 과정인 것 같아서요. 부동심하면 당연히 존심과 양성이 이루어지겠지만, 존심양성은 아직 부동심의 경지에 이르지는 못한 건지 궁금합니다. ^^
답: 이 질문은 내가 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같습니다. 조금이라고 성현의 말씀을 따라 수양을 해 보았어야 할 터인데, 나는 단지 성현의 말만 되네었지 성현이 되는 공부는 하지를 않았거든요.  다만 조금 생각해 보면 부동심은 고자도 40에 부동심하였다 하였고, 공자의 40의 불혹과 연결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최고 경지는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존심양성은 심과 성을 그처럼 보존하고 길러야 한다는 것을 말한 것뿐이니, 어느 경지를 말한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는 듯합니다. 결국 양자를 병행하여 공부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한 번 더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순자에 대해서 질문있어요~ 순자의 慮는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구요, 爲는 그걸 실천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순자는 심은 인식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하는데, 예를 인식하는것은 려가 하는 것이고, 려가 인식한 것을 바탕으로 실천하는 것은 위라고 구분해도 될까요? 그렇다면, 순자가 마음이 허일정해야 한다는 것은 일단은 려를 통해 예를 인식하게 하기 위함인지 궁금합니다.
답:  글자만 가지고 말하면 인식은 心이 하는 것이지 慮가 하는 것은 아닙니다. 려는 단지 깊이 생각한다는 의미가 있을 뿐입니다. 이것을 설명하면서 서양철학적으로 말하는 것은 좀 곤란한 것같군요. 깊이 생각한 다음에 행동을 한다고 하면 그것은 일반적인 것입니다. 虛壹而靜은 심이 바르게 판단하기 위한 조건이나 노력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김선생이 말한 내용이 어느 정도 一理가 있는 것같습니다. 자세한 것은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