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황과 이이의 본연지성/기질지성 논의(이은주) |
 이름: 晴野 2012/9/3(월) | |
 Re..이황과 이이의 본연지성/기질지성 논의 여기서 이선생이 말하는 가치론적으로 분리해 놓았다는 의미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러나 원천적으로 기질지성과 본연지성을 포함관계로 보는 것은 그 개념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고, 동양철학에서 말하는 개념들의 본질을 원천적으로 무시하고 서양철학적 방법으로 접근하려는 처사입니다. 이런 식으로는 아무리 많이 공부를 해도 동양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차라리 공부하지 않는 것이 낫지요. 잘못된 선입견을 가진 다음에 그것을 바로잡으려면 훨씬 힘드니까요. 백지에 처음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쉽지만, 잘못그려진 그림을 모두 지우고 다시 그림을 그리려면 훨씬 힘들지요.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의 문제는 이 게시판에 여러번 설명해 놓았으니 참조하세요. 또 이 홈페이지 연구논문란에 "朱子 性說의 構造的 理解"라는 논문도 있으니 참조하세요. 하나만 더 추가한다면, 기질지성에 관한 논의는 중국 송나라 때에 시작되었는데, 그것은 惡을 설명하기 위해서 도입된 것입니다. 다 알다시피 동양은 성선설이지요. 공자와 맹자가 이를 주도 하였구요. 문제는 모든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모두 선한 본성을 가지고 있는데 왜 惡行이 생기는가 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선한 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행을 하고 싶어 하고 선행을 잘 한다는 데는 모두 동의합니다. 그런데 주위에 악행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왜그런가? 그것은 사람을 비롯한 모든 만물이 다 氣를 함께 가지고 있는데, 그 氣의 질이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기 때문에 악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즉 그 기가 본성을 잘 드러내기도 하고, 잘 드러내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한 사람도 선할 때도 있고 악할 때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선행을 많이 하고 어떤 사람은 악행을 많이 합니다. 그 이유는 性에 있는 것이 아니라 氣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가 아무리 방해하더라도 본성이 선하므로 우리는 선행을 할 수 있고, 해야 합니다. 그래서 나는 이 성을 임무나 성질의 의미로 설명합니다. 즉 나의 임무는 아무리 열악한 기를 가지고 있더라도 선행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나는 그런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의 우열을 배제하고 순수한 나의 임무만을 말하는 것이 본연지성이고, 그 기의 우열 때문에 제한을 당한 임무를 기질지성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말할 때는 본연지성만을 성이라고 합니다. 나는 본래 기가 나쁘니까 도둑질/악행을 해도 괜찮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입장은 주자 퇴계 율곡이 모두 같습니다. 이러한 대전제를 인정하는 범위에서는 다소 다르게 말하는 것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사단칠정을 다르게 말한다고 해서 이 성도 같이 다르게 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적어도 본연 기질의 대전제를 정확히 이해한 다음에 다른 설명을 해야 하겠지요. 이런 식의 논리논쟁으로 몰고가면 동양철학은 남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온통 모순 투성이이고 무의미한 말싸움이 되고 말 것입니다. 한 가지 질문을 하지요. 한 영화관에서 함께 슬픈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어떤 사람은 눈물을 줄줄 흘리고, 어떤 사람은 조금 흘리고, 어떤 사람은 전혀 흘리지 않습니다. 그래도 웃으며 나오는 사람은 없지요. 이것을 리와 기를 가지고 설명해 보세요. 동양철학을 이상한 괴물로 만들지 말고, 절실하게 우리의 현실을 설명하려는 이론 체계라는 것을 생각해 보세요. 그럼 도움이 되었기를.... ================================ ┼ ▨ 이황과 이이의 본연지성/기질지성 논의 - 이은주 ┼ │ │ 교수님. 안녕하세요 ^^ │ │ 학생들을 가르치는 와중에 궁금한 것이 생겨서 질문합니다. │ │ 저는 주자가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의 관계"에서 기질지성이 본연지성에 포함된 것으로 보았다. - 이것으로 개념화했어요. │ 그래서 이황과 이이 모두 이 입장을 따르고 있고, │ 이황은 다만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을 가치론적으로 분리해놓고, 사단과 칠정도 가치론적으로 분리를 해놨다고 생각했어요. │ 왜냐하면 이는 존귀하고 기는 비천하니 이귀기천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것이 더욱 타당하다고 생각했고, │ 주자의 근본 논의인 기질지성과 본연지성의 관계를 건드리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했거든요. │ │ 그래서 학생들한테도 "기질지성과 본연지성의 관계는 가치론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나누어 본것이지 아예 분리되어 본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을 했어요. │ │ 그런데, 수능 문제집을 보니 │ "이이는 본연지성을 기질지성에 포함된 것으로 보지만, 이황은 분리된 것으로 본다."라고 단편화되어 나오더군요. │ │ 답지를 보면, 이이의 입장에만 해당된다. 이이는 "성이란 이와 기가 합쳐진 것입니다. 이가 기 가운데 있은 뒤에야 성이 되니, 만약 형질 가운데 있지 않다면 당연히 '이'라고 말해야 하지, '성'이라고 말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라고 하면서 실제로 존재하는 성은 기질지성 뿐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이이는 본연지성과 기질지성 속에 있는 이를 가리키는 것이라 하여 기질지성이 본연지성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았지만, 이황은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을 구분하여 파악하였다. │ │ 라고 합니다. │ │ 이렇게 본다면, 이의 존귀함의 입장에서 "본연지성의 실제성"을 강조했고 하는 것 같은데요.. │ 음..제가 너무 이이 관점에서 해석을 하는 건가요? │ │ 이황은 본연지성, 기질지성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하는 것이 더욱 명확할지.. 제가 생각한 것이 틀린것인지 알려주세요. │ │ 답변 기다릴게요. 교수님~ ┼ 좋은하루 보내세요 ^^* ┼  이은주: 교수님~ 글을 읽으니 이황선생님의 의견을 조금 더 공부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의도를 살펴서 교수님 논문과 함께 다시 공부해볼게요. 가치상의 분리라는 것은 '존리' '귀비'의 측면에서 나누어봤다고 생각했는데요, 아무래도 다시 구조화를 해봐야할 것 같아요. -[09/04-10:12]- 이은주: 저는 기질지성의 설명이 '기질중의 성', '기질에 의착된 성'이라고 하고 현실적으로는 이와 기는 분리될 수가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기질지성' 하나 뿐이다. - 이것에 근거하여, "아 그러면, 이황도 기질지성을 본연지성이 안에 있는 개념으로 생각했을테고, 그렇다면... 실제로는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이 포함되어 있는 것인데, 사단의 순수함을 주장하고, 천리와 인욕이 혼동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나누어서 설명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자꾸 꼬여서요..ㅠㅠ 본래 의도를 살펴서 다시 공부해보다가 의문이 가는 바가 있으면 다시 질문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09/04-10:14]- 晴野: 퇴계가 사단과 칠정을 나눴으니까 본연지성과 기질지성도 둘로 나눠져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성이 둘일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뿌리가 둘인 것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포함관계를 가지고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09/04-14: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