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김은영)

이름: 晴野 2017/6/27(화)

Re..논어  질문 공개해줘서 고맙습니다. ================================ ┼ ▨ 논어 - 김은영 ┼ │ 교수님, 지난 질문과 연관되어 또 새로운 질문이 생겼습니다. │ 댓글로 다 달려고 하니, 불편해서 새로운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 │ 1) 공자님이 有敎 無類를 말씀하시면서 육예를 최초로 민중화하고 차별없이 교육하셨다고 들었습니다. │ 속수의 예물을 가져와 가르침을 청하여야만 가르쳐주는 것 또한, 恕에 따른 禮입니까? │ 그래서 그 속수의 예물을 받은 것은, 학비를 받은 것으로도 볼 수 없고 지식을 팔았던 것으로도 볼 수 없는 것이로군요. 답: 그건 서라고 하기는 좀 어려울 것같습니다. 속수를 조건으로 한 것은 배우려는 정성을 보려는 것입니다. 별로 배울 생각도 없는 사람이 이런 말 저런 말 하는 것을 좋게 보지 않았습니다. 공자의 말을 받아들일 생각도 없는 사람에게 조언하는 것이 부질없다는 것입니다. 속수는 당시에 다른 사람을 찾아갈 때 가져가는 가장 약소한 선물었다고 합니다. 그런 최소한의 선물을 가지고 와서 예의를 갖출 때 서로 학문을 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 2) 유가를 비판할 때 생산활동을 도외시한 태도를 비판하는 입장이 있습니다. 번지가 농사일과 채전 가꾸는 일을 배우기를 청하자, 공자께서 소인의 일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애초에 왜 번지가 농사일과 채전가꾸는 일을 공자께 와서 배우겠다고 한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답: 이것은 각자 하는 일이 나누어져 있는데(분업) 번지가 농부가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니면서 농사를 짓겠다고 하기 때문에 농사를 짓지 말라고 말린 것입니다. 면재 황씨라는 분은 번지가 옛날 農家의 한 사람인 許行을 본받으려는 것같다고 하였습니다. 농가는 모든 사람이 농사를 지어 먹고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파입니다. │ │ 2-1) 그리고 공자께서 소인이라 말씀하신 것은, 어떤 가치판단이 들어간 것인가요? 아니면 그저 사실을 말씀하신건가요? │ 왜 이 질문은 드리냐하면 공자께서는 직업의 귀천을 가리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유기체와 같이 한 사회가 대인과 소인의 일이 구분되어 있고 이름에 맞게 실상을 갖추면 된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답: 여기서 소인은 농부나 상인, 기술자 등 일반 백성을 말합니다. 번지는 대인 즉 정치를 하려는 사람입니다. 가치판단이 들어간 의미가 아닙니다. │ │ 2-2) 그리고 '동양윤리사상의 이해'라는 책에서 공자께서 노동을 신성시 하셨다고 하셨는데, 안연편에 부를 추구하여 얻을 수만 있다면 채찍 잡는 마부라 할지라도 그것을 하겠다고 한 부분을 제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책에 달려있는 주석들과 논어집주에 써있는 장과 절이 맞지 않는 것이 많아서요! │ 공자께서 부귀와 빈천도 정도에 따른다면 굳이 취하거나 마다할 필요도 없다고 하셨던 것과 같은 의도인듯합니다. │ 그런데, 부를 추구하여 얻을 수 있다면 마부와 같이 하겠다는 것은 번지가 농사일, 채전가꾸는 일을 하는 것과 차이가 있는것인가요? 번지가 애초에 왜 그런 일들을 배우고자 했던 것인지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답: 그건 안연편이 아니고 술이(述而)편 11장이네요. 번지가 만일 농가의 의견을 따르고자 하는 것이라면 손수 농사를지어서 먹으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농사짓는 일과는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 │ 2-3) 위정자가 예,의,신을 좋아하면 백성들이 공경하고 복종하고 실정대로 한다하였는데 자식을 포대기에 싸서 온다는 것은 무엇을 이야기하나요? 위정자가 신을 좋아하면 백성들이 실정대로 한다는 것의 예를 들어보자면, 위정자가 속이지 않고 일처리를 하게되면 백성들도 물건을 사고 팔 때 저울의 눈금을 속여팔지 않고 할 것이다. 이런 것도 가능한가요? 실정대로라는 것이 그 류에 따라 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위정자는 위정자답게 백성은 백성답게 한다라는 뜻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답: 포대기에 싸서 온다는 것은 그 나라가 예 의 신 등이 잘 지켜져서 살기좋은 나라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 사람들이 거기로 망명, 즉 살러 온다는 것입니다. 실정이라는 말은 '사실대로, 거짓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윗사람이 신의를 지키니 아랫사람도 신의를 지키는 것입니다. 류에 따른다는 것은 유유상종을 말하는 것입니다. 윗사사람이 예를 지키면 아랫사람도 예를 지키고, 윗사람이 의를 지키면 아랫사람도 의를 지킨다는 것입니다. │ │ 3) 논어에서 '인간이 진리를 널리 펴는 것이지, 진리가 인간을 널리 펴는 것이 아니다.'하였는데, │ 이는 진리가 인간의 마음밖에 있지 않으니, 상식적인 도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 또한 그 도를 넓히는 것은 인간이 자신의 성을 자각하여 다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주체성을 강조하는 맥락이겠습니다. 답: 여기서 진리라고 한 것은 道를 그렇게 표현한 것같습니다. 또 주체성 운운한 것이 이 구절의 의미와 상통하는지는 더 생각해 볼 문제인 것같습니다. │ │ 3-1) 지난 번에 극기복례와 관련하여 마음의 작용에 대해 질문을 드렸습니다. 그 때 도심이 인심을 잡는다고 답을 주셨는데, 제가 이해하기로는 행위나 습관으로서 마음을 잡는 일은 그리 많지 않고 결국엔 마음으로서 마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유가에서는 리와 비리를 분별하는 마음, 지적인 부분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여 주셨지요. │ 안연이 공자께서 박문약례해주셨던 것을 감사히 여겼던 장면을 떠올려보면, 주석에는 두 가지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 첫번째 주석은 예란, 가르침의 순서가 있다는 말이고 │ 두번째 주석은 예가 극기복례임을 말합니다. │ 주석을 보기 전에 안연의 말을 들었을 때는, 문으로써 지적인 부분을 예로써 습관을 길러주셨던 것처럼 보이는데 │ 실상은 문과 예가 나뉘어져있는 것이 아니라 지적인 부분을 모두 다잡아주신 것을 의미합니까? 그래서 두 주석은 통하는 것입니까? │ 하지만, 예는 인을 실천하는 질서이기도 하기에 행동이나 습관에 더욱 가까워보이는데 이를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까요? │ 예는 습관보다 분별심에 가까운 것입니까? 답: 첫번째의 '가르침의 순서'라고 한 것은 례만 말한 것이 아니라 박문약례를 말한 것입니다. 즉 박문을 먼저 하고 약례를 한다는 뜻입니다. 두번째 "예가 극기복례임"은 박문약례의 약례가 극기복례와 같다는 것입니다. '문으로써 지적인 부분을 예로써 습관을 길러주셨던 것처럼 보이는데"라고 한 것은 좋습니다. "실상은 문과 예가 나뉘어져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문과 례를 나누어 말할 수 있습니다. 박문은 리와 비리를 알게 하는 것이고, 례를 행동(은영학생은 습관이라 하였음)을 위한 행위기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박문을 통해 도리를 알고, 처한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기준, 즉 례를 알아서 그대로 행동합니다. 이것이 박문약례입니다. "지적인 부분을 모두 다잡아주신 것"이란 말의 의도는 잘 모르겠어요. 무슨 뜻인가요? 그 뒤에서 사용하는 례란 말은 아마도 약례 혹은 복례의 의미를 례라고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례대로 하는 것이 행동이고 그것이 쌓인 것이 습관일 것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고 다시 질문해 주세요. │ ┼ 사실 더 많은 질문이 있지만, 아직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공부를 더 한 이후에 질문하도록 하겠습니다. ┼ 김은영: 공자께서는 직업의 귀천을 따지셨던 것은 아니었고, 번지가 농사를 지으려는 목적이 도리에 맞지 않음을 안타까워하셨군요. 세번째 질문은 제가 잘못 생각한 부분을 찾았습니다! 감사합니다. -[06/28-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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