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와 성리학(하경화)

이름: 晴野 2018/3/25(일)

Re..이이와 성리학  부지런히 하세요. ================================ ┼ ▨ 이이와 성리학 - 하경화 ┼ │ 안녕하세요, 교수님. │ 윤리교육과 14학번 하경화입니다. │ 이이의 율곡전서 해제와 성학집요를 찾아보다가 궁금한 점이 많아 질문 글을 올립니다. │ 한국윤리사상 시간에 질문하면 좋았을텐데 교생실습 때문에 강의 참석이 어려워서 부득이하게 글로 남깁니다.ㅠㅠ │ │ 1) 이이는 心是氣를 말한다고 하는데, 책에 적힌 비유를 보니 기질이라는 그릇이 본연의 운동을 봉쇄하고 있다고 합니다. │ 기질이라는 그릇 안에 본연이 든 것은 주자/이황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차이를 생각해보았는데, │ 주자/이황에서는 기질 속에 묻혀있어도 본연지성은 여전히 기질과 구분가능하며, 경을 통해 바라볼 수 있다고 여겼고, │ 이이는 기질과 본연이 완전히 뒤섞여 "구분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성을 통해 기를 바로잡고자 한 것이 맞나요? 답: 율곡의 리와 성에 대한 견해가 달라서 기가 리를 선택적으로 수용하는 측면을 강조하다 보니 그런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특히 율곡은 성에 대하여 이야기를 잘 하지 않습니다. 그대신 리통기국을 말합니다. 또 그 책에서 기질이 본연지성을 봉쇄하고 있다는 표현도 과도합니다. 기는 리를 잘 따르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리의 주재를 받아 선행을 하기도 합니다. 기는 그런 양면성을 가진 것입니다. │ │ 2) 그렇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칠정 안에 선악의 정이 혼재되어있음은 │ 기질로부터 본연의 흔적을 찾고자 한 것이라고 봐야할까요? 답: 율곡의 경우 본연지성이나 기질지성보다는 리통기국의 측면으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리통기국의 문제를 더 보세요. 칠정에 선악이 있는 것은 기질이 리대로 잘 행하기도 하고 잘못행하기도 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기질에 본연지성이 있으면 선하고 기질지성이 있으면 악하다고 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이 부분은 퇴계나 주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습니다. │ │ 3) 위의 관점[성선설의 부정]과 심통성정을 부정한 것 그리고 인심도심과 관련한 수양론을 주로 한 것, 도덕성의 외재, │ 예를 통한 외적 수양 강조 등을 생각했을 때 이이는 주자학을 따른다기보다는 순자와 입장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이가 성리학자로 분류되는 것은 방법론으로 대학과 중용의 내용을 이야기하기 때문인가요? │ (순자도 대체로 유가로 분류되긴 하지만 동양철학특강 때 교수님이 성악설 때문에 유가로 보기 다소 부적절하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주자학의 기본 가정인 심통성정과 본연지성의 독자적인 존재를 모두 부정하고 있는데 어째서 성리학자인지 의문이 듭니다..) 답: 율곡이 성선설이나 심통성정을 부정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것같습니다. 주자 등과 다른 측면을 강조하다 보니 그렇게 오해하도록 한 측면이 있는 것같습니다. 다시 잘 보세요. │ │ 4) 성학집요 2 수기 6장 교기질론의 내용입니다. │ (중략) │ 그러므로 맹자(孟子)는, "사람마다 모두 요순(堯舜)이 될 수 있다." 하였는데, 이것이 어찌 허언(虛言)이겠습니까. │ 기(氣)가 맑고 질(質)이 순수한 사람은 지(知)와 행(行)을 힘쓰지 않고도 능하게 되어 더할 것이 없으며, │ 기가 맑고 질이 박잡한 사람은 알 수는 있어도 능히 행할 수는 없는 것인데, │ 만일 궁행(躬行)에 힘써서 반드시 성실하고 반드시 독실하면, 행실이 가히 이루어지고 유약한 사람이라도 강하게 될 수 있으며, │ 질이 순수하고 기가 탁한 사람은 능히 행동할 수는 있으나 잘 알 수는 없는 것인데, 만일 묻고 배우는 데 힘써서, │ 반드시 성실하고 반드시 정밀하게 하면 지식을 통달할 수 있으며 우매한 자라도 명석하여질 수 있습니다. │ │ 이 구절에서 이이는 기와 질을 각각 지와 행으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 이 知는 궁구를 통한 지각의 기준 성립, 行은 역행(실천)을 통한 기질의 변화를 의미하는 게 맞나요? │ 이런 분류는 이이 개인의 기준인지 아니면 성리학 전체에 통용되는 분류인지 궁금합니다. 답: 여기서 기질의 청탁수박을 기와 질로 나누어 말한 것같습니다.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것입니다. 氣는 주로 知的인 측면으로 말하고 質은 행동적인 측면으로 말한 것입니다. 율곡을 이해하기 힘든 점이 있는데 오해 없이 잘 보아야 할 것같아요. 힘내세요..... │ │ 쓰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항상 질문에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즐거운 주말 되세요.^^ │ ┼ 하경화 올림 ┼

이름   메일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