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질문드립니다.(김소연) |
 이름: 晴野 2018/9/5(수) | |
 Re..교수님 질문드립니다. ================================ ┼ ▨ 교수님 질문드립니다. - 김소연 ┼ │ 교수님 안녕하세요! │ 교육학과 15학번 김소연입니다. │ │ 오늘은 제가 항상 헷갈려하는 부분을 확실하게 하고 싶어서 질문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 항상 이해했다고 생각은 하지만 뒤돌아서만 막상 또 헷갈려서 늘 다시 찾아보곤 했는데, │ 제가 궁금한 점은 '지행합일', '지행병진', '지행일치'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 │ 제가 이해한 바는, │ │ 1. '지행합일' │ '지를 행하면 저절로 행이 행해지는 거고, 행을 행하면 저절로 지가 행해지는 것이다.' │ 이렇게 이해를 하면서 지와 행은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지와 행을 평행선으로 표현을 해본다면 두 평행선이 겹쳐진다고 상상을 했습니다. │ (ex.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를 한 뒤 그 지식을 실천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봉사활동과 같은 활동을 하면서 그 활동 속에서 '불우이웃을 돕는 방법' 또는 '사회복지의 현실태'등에 대해 깨닫는 것) 이라고 예시를 생각해보았습니다. │ 즉 지와 행의 내용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지만 지와 행의 시간차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답: 양명의 지행합일에서 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지식이 아닙니다. 이것을 나는 논문에서 意念知라고 이름한 적이 있습니다. 즉 막 행동하려고, 즉 실천하려고 하는 생각이 (의념)지이고 그것을 (마음 바꾸지 않고)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 행입니다. 그래서 지는 시작이고 행은 끝입니다. 지금 막 깨달은 방법이나 현실태 등은 지각이고 이것이 기억으로 저장되면 지식이 됩니다. 양명의 지행합일은 그런 지각이나 지식이 아니라 지금 효도하려는 생각, 지금 집에 가려고 막 한 발을 들려는 생각 그런 것이 지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생각이 일어난 다음 다시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만을 지라고 하는 것입니다. 만일 그 생각이 바뀐다면 양명은 또 지가 아니라 합니다. 이미 확정되어 막 가려는 생각이 정해졌을 때 그것이 知이고, 그 知대로 가면 그것이 行입니다. │ │ 2. 지행병진 │ '지와 행의 내용은 같되 실행방법이 다른 것으로 그것은 각각 행해지되 꼭 두 개가 다 행해져야 한다.' 라고 이해를 했습니다. │ 이것도 지와 행을 평행선으로 표현해본다면 두 선이 평행을 이루되 겹치지 않고 각각 나란히 가는 것이라고 상상을 했습니다. │ (ex.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를 한 뒤 그 지식을 실천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것, 학교 도덕 수업 시간에 배운 '배려'의 내용을 이웃 사람들에게 배려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예시를 생각을 하면서, │ 지와 행의 내용은 같지만 시간차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답: 지행병진은 주자의 견해입니다. 주자의 지는 지식이고 행은 행동/실천입니다. 알고 있는 지식대로 행동을 하다보면 그 행동이 되먹임(feedback)되어 그 지식이 더 정밀/정교/정확해지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지식은 또 다시 행동을 더 잘 할 수 있게 해줍니다. 우리는 처음 스마트폰이 유용한 기계인 것을 알고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사용하면서 새로운 기능이나 유용성을 점점 더 잘 알게 되어 더 빠져들어갑니다. 이것이 지행병진의 효과입니다. 책에서 읽고 배운 지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을 행동/실천하면 점점 더 그 지식이 고도화되고 행동도 고도화된다(進步)는 것이 지행병진입니다. 배려가 좋다는 것을 아는 것은 知이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行인데, 배려를 실천하다 보면 점점 더 배려가 좋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더 배려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이 지행병진입니다. 지와 행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함께 진보합니다. │ │ 3. 지행일치 │ '지와 행이 일치한다.' │ 그런데 이건.. 지와 행이 일치한다는 것이 '지행합일'처럼 두 평행선이 일치한다는 것인지, │ 아니면 지의 내용과 행의 내용이 일치해서 '지행병진'처럼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밖으로 나가 그대로 실천한다라는 것인지,, │ 잘 모르겠기도 하고, │ 만약 두 평행선이 일치한다는 것이라면 '지행일치'와 '지행합일'이 같은 것이 아닌가, │ 또는 지와 행의 내용이 일치한다고 보는 것이라면 '지행일치'와 '지행병진'은 그 의미에서 차이가 없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헷갈립니다 ㅠㅠ │ │ 우선 저는 이렇게 이해를 했는데 제가 이해한 바가 맞을까요?ㅠㅠ 답: 이것 역시 주자의 견해입니다. 이것은 알기 쉬운 것입니다. 아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지행일치이고 아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 것이 지행불일치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일입니다. 알고 있는 지식이 행동/실천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그대로 행동하면 지행일치입니다. 그러나 아는 지식을 모두 행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배려가 좋다는 것을 아는 것은 지식이고, 배려를 해야할 상황이 되었을 때 배려하면 그것이 행동이고 지행일치입니다. 이 때 귀찮으니까 혹은 다른 욕심때문에 배려하지 않는다면 그 지식은 헛것이 되고 지행불일치입니다. │ │ │ 4. 위의 내용을 바탕으로 저는 '지행합일'과 '지행병진'의 차이 기준을 '시간차'라고 생각을 했는데 │ 뭔가 아닌거 같기도 하고 해서... 교수님께서는 이 둘을 구분할 때 어떤 것을 기준으로 삼는지, │ 즉 '지행합일'과 '지행병진'의 구분 기준을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하는 것이 좋을지 궁금합니다ㅠㅠ 답: 지행합일과 지행병진을 구분하라고 하면 그 지가 지식인가 의념지인가를 나누면 될 것입니다. 각각의 개념을 정확히 알면 헷갈리지 않을 것입니다. │ │ │ 5. 그리고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 공자의 수양법에서 '학문을 널리 익히고 예로써 그것을 실천한다.'라는 의미를 가진 '박문약례'는 학문탐구와 실천활동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개념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 저는 이것을 학교에서 공부한 것을 (또는 집에서 혼자 공부한 내용을) 밖에 나가 예로써 실천한다라고 이해를 하면서 │ 박문약례는 지행병진을 함축하고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 제가 생각한 것이 맞는지, 틀리다면 '지행병진'이 아닌 '지행합일'을 함축하는 개념인지도 궁금합니다! 답: 박문약례를 학문탐구와 실천활동으로 나눈 것은 이미 주자의 입장으로 본 것입니다. 지식과 활동을 둘로 나누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이것은 지행일치와 지행병진으로 말해야 합니다. 참고로 양명은 '박문은 곧 약례공부'라고 합니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상황에서 天理를 보존하려는 것이 약례 공부라고 합니다. 즉 박문은 공부이고 약례는 그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문과 약례를 둘로 나누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내가 만나는 상황마다에서 나의 마음을 순수하게 천리이도록 하면 그것이 박문약례입니다. │ │ │ 공부를 하다가 분명 나중에 학생들이 이 부분에 대해 질문을 할 거라고 생각을 하니, │ 제가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학생들에게 쉽게 설명을 해줄 수 있을 거 같아서 │ 이번 질문을 계기로 지행합일, 지행병진, 지행일치의 개념을 확실히 하고자 합니다 ㅠㅠ │ 제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 틀리다면 무엇이 틀렸고 어떻게 고쳐야하는지 설명해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답: 사실 이것은 어려운 내용이 아닌데 사람들이 막 혼란스럽게 뒤섞어 놓아서 혼란을 야기합니다. 임용준비하기도 바쁠텐데 학생을 염두에 두었다니 반갑고 고맙습니다. 그런 마음 길게 간직하기를 바랍니다. │ ┼ 교수님 항상 제 미흡한 질문에도 자세히 답변해주시고 복돋아주셔서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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