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 양지(정유성) |
 이름: 晴野 2018/9/26(수) | |
 Re..주희 양지 우선 어떤 의도로 선지를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선지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리석은 사람이 치양지를 하는 것이 가능한지를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리석다는 것은 知的인 어리석음도 말할 수 있고, 도덕적인 어리석음을 말할 수도 있습니다. 양명의 경우 주로 후자의 경우를 말하므로 人欲이 남아 있다면 이미 치양지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주자의 경우 여기서 어리석음과 연결한다면 知的能力이 선천적으로 열악한 사람을 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愚昧(濁駁)한 기질을 타고난 경우, 노력에 따라서 기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이 때 양지가 온전히 실현되었다면 어리석지 않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선지의 의도는 본래 어리석은 사람이 노력해서 어리석지 않은 사람으로 변화되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러나 표현이 더 엄밀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또 그 뒤의 "성인이 될 수 없다"는 말도 생각할 부분이 있습니다. 즉 치양지하고 난 후에 더 노력하여도 성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인지, 혹은 지금 당장 '성인은 아니다'라는 뜻인지 생각할 여지가 있습니다. 한편 주자의 경우 양지는 格物致知를 할 수 있는 최초 가능 근거로만 말하고 최상의 경지로 말하지는 않습니다. 즉 良知良能이 잘 발휘되고 있다 하더라도 격물치지해서 지식을 더 축적해야 하는 일이 남아 있고, 또 여기에 나아가서 그 지식대로 행동/실천해야 하는 일도 남아있습니다. 그런 다음에 성인을 말할 수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 ┼ ▨ 주희 양지 - 정유성 ┼ │ 교수님 안녕하세요!! 동양사상 기출문제를 분석하는 중 궁금한 점이 있어 질문드립니다. │ │ 올해 9월 모의평가 문제로 다음과 같은 선지가 출제되었는데 주희의 입장이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 │ 주희, 왕수인: 어리석은 이는 양지를 온전히 실현해도 성인이 될 수 없다. │ │ 왕수인은 양지가 완전하기 때문에 양지를 온전히 실현한다면 도덕적인 인간, 성인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은 자명합니다. │ │ 어떤 선생님께서는 모든 인간은 성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희도 부정할 선지라고 가르쳤다고 합니다. │ │ 그러나 주희에게 있어서 양지는 완전하지 않으므로 궁구하여 이를 확충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리석은 이라는 것은 양지가 아직 궁구되지 않은 상태, 즉 불완전하다는 뜻이므로 격물치지를 강조한 주희가 긍정할 수 있지 않을까요? │ │ 항상 감사드립니다. ┼ ┼  정유성: 자세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그럼 주희의 격물치지는 결국 자신의 양지를 온전히 실현시키려는 수양방법이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주희에게 있어서 양지가 불완전하다는 것은 앎을 쌓아서 양지를 온전히 실현시킨다는 의미인가요? -[09/26-13:53]- 정유성: '어리석음'의 의미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답변 중 '양지가 온전히 실현되었다면 어리석지 않다고 보아야한다'는 것은 주희는 지적으로 어리석다면 양지를온전히 실현시킬 수 없다고 보나요? -[09/26-14:07]- 晴野: 맹자나 주자가 말하는 양지는 배우거나 곰곰히 생각해 보지 않더라도 즉시 알 수 있는 선천적인 능력을 말합니다. 이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말합니다. 하나는 '사람의 인지 능력이 어디서 왔는가? 어떻게 가능한가?' 하는 물음에 날 때부터 가지고 있다고 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仁義에 맞는 행동은 자연스런 것인데 이것은 본래 양지양능을 가지고 있어서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전자는 격물치지, 즉 '만물의 리를 어떻게 알아낼 수 있는가'에 답하는 것입니다. 즉 양지가 있어서 가장 기초적인 도리를 알 수 있고 이것을 확장해서 만물의 리를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후자는 모든 사람이 仁義의 본성을 가지고 있고, 이 때문에 누구나 부모에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행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양지양능이 없어서는 성인이 될 수 없지만 이것을 최고의 경지로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기초적인 출발점이지요. -[09/26-15:05]- 晴野: 위에서 주자의 양지가 잘 발현되지 못한다고 한 것은 타고난 기질이 열악하여 기본적인 지적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였습니다. 요즈음 말로 IQ가 부족하면 지적인 능력이 부족하고 그러면 성인이 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하나 더 추가할 것은 주자도 도덕적인 측면 즉 인욕 때문에 양지가 발휘되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인심도심 등으로 바꿔서 말하기 때문에 주자는 양지양능 문제를 크게 중시하지 않습니다. -[09/26-15:15]- 정유성: 제가 부족하여 교수님 답변을 전부는 이해하지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질문드리고 싶은 부분은 '양지의 온전한 실현'입니다. 성인이 되기 위해서 주자는 치양지와 격물치지 그리고 행함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양명은 자신의 양지가 온전, 완벽하므로 외물의 이치를 탐구할 필요 없이 자신의 앎을 그 사물에 실현시키는 것으로 보지만, 주자는 사물의 이치에 나아가 궁구하는 것을 강조한다고 가르칩니다. 즉 '앎'을 쌓아나가는 것입니다. 주자는 양지를 온전히 실현시킨다고 해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므로 앎을 쌓아야한다고 보았으므로 그의 입장에서 보면 지적탐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장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주희의 격물치지 즉 앎을 쌓는 것이란 양지의 온전한 실현과 별개인 것인가요? 아니면 결국 양지를 온전히 실현시키기 위해 앎을 쌓는다고 본 것인가요?(만약 주희가 후자의 입장이라면 양지를 온전히 실현했다는 것은 지적으로 어리석지 않다는 뜻이겠지요) 부족하지만 답변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많이 배워갑니다. -[09/27-01:36]- 晴野: 양명은 심즉리를 주장하기 때문에 심의 본질적인 기능/능력인 양지를 최고도롤 잘 발현시키기만 하면 양지를 제대로 발휘하는 심이 리를 직관적으로 판단하기만 하면 됩니다. 치양지가 되었다는 것은 사욕/인욕을 제거하였다는 것이 되고, 그런 판단에 따라 일어난 意念은 행동의 시작이 되고 지행합일 원칙에 따라 행동도 유발합니다. 이에 성인의 경지에 쉽게 도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주자는 양지가 잘 발휘된다는 것은 사물의 리를 연구/판단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지 만물의 리를 다 알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양지가 잘 발휘된 후에도 객관 대상인 만물의 리를 연구해야 하고, 그렇게 해서 알아낸 리를 또 행동/실천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만물의 리를 모두 잘 알고 잘 실천할 때 비로소 성인을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고 실천하는 것은 모두 주자의 이론에 따른 것입니다. 이 글 바로 위에 있는 1800번 답변 글이 참고가 될 것입니다. 양명과 주자의 격물치지론 전혀 다릅니다. 이에 양지의 위상도 달라집니다.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09/27-22: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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