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분수, 이통기국(최문정)
이름: 晴野
2019/10/11(금)
Re..이일분수, 이통기국  
오랜만입니다. 그간 격조하였네요.애기도 많이 컸겠네요. 도전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파이팅!!!
1. 주자의 리일분수는 본래 리와 기의 관계를 설명한 것이라고 하기 보다는 리와 리 사이의 차이를 설명하려는 것입니다. 기 때문에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리를 실현해가다 보면 저절로 달라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녀가 결혼을 하여 가정을 꾸리면 둘이 하나의 길을 갑니다. 이 때 남편을 더 사랑하나, 부모를 더 사랑하나, 자식이 생기면 자식을 더 사랑하나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마음은 다 똑 같지만 실제로 실현하려고 하면 우선 순위나 강도에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은 같다고 할 때 그것이 리일입니다. 남편과 부모와 자식에 대해 차이가 있는 것은 분수입니다. 인에서 차별애를 말하는 것이 여기에 기반한 것입니다. 최선생이 말한 근원적 동일성, 현상적 다양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금방 눈치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분수가 생기는 것은 나의 기나 대상의 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고 리가 저절로 그런 차별상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을 리를 중심으로 설명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같습니다. 이것을 대입해서 생각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남편과 부모와 자식에게 나의 사랑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를 고민한다고 생각하면 리일분수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理同氣異: 서로 다른 남자와 여자가 만났기 때문에 하나의 가정이 이루어집니다. 두 사람이 모두 가정을 잘 꾸려가야한다는 도리는 같고 두 사람은 서로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말할 때는 음양은 다르고 그 음양이 합하여 하나의 길, 리를 가는 것은 같다고 합니다. 이것을 대개 理一氣異라고 합니다.
3. 율곡은 리통기국에서 기의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인정해서 만물이 동일한 리를 가졌는데, 실제로 그 동일한 리를 지킬 수는 없고 서로 다른 길을 가는데 그것은 기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동일한 리 중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만 한다는 것입니다. 부부가 가정의 리를 가진 것은 공통인데, 거기서 남편은 남편이 가진 기의 특성 때문에 남편의 일을 선택할 수 밖에 없고, 마찬가지로 아내는 자기 기의 특성 때문에 아내의 길을 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여기서는 리와 기의 관계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율곡의 것이 더 포괄적이고 종합적이라고 하는 것은 더 생각해 볼 문제인 것같습니다.
여기서 설명한 내용과 예시를 가지고 잘 생각해서 대처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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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일분수, 이통기국 - 최문정 ┼

│ 안녕하세요. 교수님~ 너무너무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 저는 06학번 최문정입니다.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 그동안 종종 들려 선후배님들의 문답을 보고 많이 참고하여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최근의 문답을 보다가 궁금한 점이 있어 글을 남깁니다.  
│ 주자의 이일분수와 율곡의 이통기국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다르다고 하셨는데
│ 그 차이점과 관련하여 제가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 궁금합니다.

│ - 정주 성리학에서 리와 기의 관계를 리일분수로 설명한 것은 근원적 동일성, 현상적 다양성을 리 중심으로 설명한 것이고, 리동기이는 리와 기의 불상리-불상잡의 관계를 설명한 것. 두 개념은 리와 기의 관계를 분석적으로 나누어 말한 것
│ - 율곡의 이통기국은 리기불상리-불상잡의 원칙에 입각, 무형무위한 리와 유형유위의 기의 특성을 부각시키면서 근원적 동일성과 현상적 다양성의 관계를 포괄/종합하여 말한 것

│ 이렇게 이통기국은 정주 성리학의 설명방식을 넘어서서(?) 포괄적이고 종합적으로 개념을 제시했다고 이해하였는데, 이러한 정리가 맞는 것인지 그리고 또 다른 구분점을 제가 생각하고 있지 못한 것인지 궁금증이 생겨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 (조선 유학의 개념들, 율곡이 묻고 퇴계가 답하다 라는 도서를 참고하였습니다.)

│ 육아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내다
│ 올해 초부터 틈틈히 공부를 하였는데 벌써 시험이 코 앞에 다가왔네요!
│ 함께 경쟁할 후배들의 학번을 생각하면 쑥쓰럽기도 합니다. ^^;
│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늘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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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10.29.150 문정: 마음에 와 닿는 예시네요!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답변을 읽고 나니 질문 내용이 부끄럽니다^^;    -[10/11-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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