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해야 할 범위가?(仁) |
 이름: 晴野 2001/11/10(토) 12:58 | |
 Re..공부해야 할 범위가? 자연과 대비할 때만 그런가요. 내가 속해 있는 인간들 속에서도 그러하지요. 우리 회사가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바쁘게 움직일 때는 나도 그에 따라 바쁘게 움직여야 하지요. 다른 동료들은 모두 바쁘게 뛰어 다니는데, 나만 혼자서 과거를 생각하며 게으름을 피고 있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렇다면 나는 언제나 피동형 인간인가요. 자연을 따라 가고, 조직을 따라가고..... 아닙니다. 나는 또한 그들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며 재촉하고 있습니다. 나도 그 자연 중의 일부이고, 그 조직의 일원입니다. 나의 취향이 바뀌었고, 나의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니 그들이 바뀌는 것이고, 그래서 나는 또 그들과 어울려 함께 돌아가는 것입니다. 서로 물고 물리는 톱니바퀴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잘 몰라서 나도 어리둥절할 때가 있습니다. 이 때 한 마디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책이 주역입니다. 주역은 이 한권의 책에 그런 것을 모두 담으려고 하였습니다. 이 복잡다단한 세상의 일을 어떻게 한권의 책에 쉽게 담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이 아무리 복잡다단하더라도 몇가지 틀로 분석해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것이 양의(兩儀), 사상, 팔괘, 64괘, 384효로 대표되는 상징어입니다. 이 상징적인 기호를 이리 저리 맞춰보면서 세상을 생각하고 분석해 보자는 것입이다. 결국 주역은 하나의 분석틀이요, 분석체계입니다. 거기 나와 있는 괘사나 효사는 구체적인 사례가 아니라 상징어입니다. 즉 고도의 은유법을 사용하여 말한 것입니다. 그 은유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만일 그 표현을 좀더 구체화하면 알기는 쉽겠지요. 그러나 그렇게 되면 단지 64개의 큰 사건이나 384개의 부속사건으로 한정되고 인생을 모두 담을 수 없겠지요. 아니러니 하게도 그렇게 하는 순간 주역은 무가치한 책으로 전락합니다. 도대체 아직 있지도 않을 뿐더러 그와 완전히 일치하기도 어려운 사건을 예시해 놓고 이럴 때는 이렇게하라니요? 그런 교훈은 있으나 마나 한 것이 됩니다. 시간이 다르고 공간이 다른데 어떻게 그와 똑같은 사건이 벌어질 수 있겠습니까? 이런 난관을 피하기 위하여 추상화시키고 상징화하여 말하는 것입니다. 즉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그와 유사한 경우가 생기면 그 때는 이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주역은 인생의 지침서가 됩니다. 노년의 공자도 "나에게 몇년을 더 살게 해주어 주역을 배울 수 있게 해준다면 큰 잘못이 없을텐데," 하였다고 합니다. 한편 주역을 배운다는 것은 인생을 미리 연습하는 것입니다. 미리 도상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가상의 상황을 만들어 놓고 나는 이럴 때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어떤 일이 코 앞에 닥친 다음 생각하려면 당황한 나머지 제대로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겠지요. 그러므로 미리 유사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만일 인생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주역을 배우면, "아, 그 때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면서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학생들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역에서 말한 것과 유사한 상황을 머리 속에 떠올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지난 일만을 회상하면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런 후회할 일이 있기 전에 후회할 일을 하지 말아야 하지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주역을 미리 배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어려운 것이기는 하지만..... 수업시간에 점을 쳐보는 것은 길흉을 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구체적인 사건을 가져다가 대입해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지요.....그러나 그런 훈련을 함으로써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생을 생각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배양될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그것이 한 두번 해 보았다고 해서 눈에 띄게 늘 수는 없겠지요. 그래서 저는 강의 목표를 학생들이 이러저러하게 세상을 분석하는 방법을 맛보게 하는데 두고 있습니다. 그것을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하여 인생에 유익하게 하느냐 하는 것은 각자가 할 일입니다. 다만 본인이 아직 주역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탓으로 여러분을 좀더 쉬운 길로 인도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여러분에게 원하는 것은 조금이라도 분석하는 방법을 빨리 터득하려고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생각을 치열하게 할수록 그것은 빨라집니다. 자기가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는 아무리 강의를 많이 들어도 무의미합니다. 주역은 어떤 한가지 유용한 지식을 가르쳐 주려는 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교훈을 전달하는 역사학도 아니고, 경영을 도와주는 경영학도 아니고, 심리분석을 도와주는 심리학도 아니지만 주역을 활용하는 능력이 배양되면 그런 것들을 상당부분 포괄 할 수 있습니다. 인생을 생각하고 분석하세요.....상대는 어떤데 나는 어떤가? 상황은 이런데 나는 어떤 쪽으로 움직여야 할까? 내가 이쪽으로 움직이면 상대는 어떻게 대응해 올까? 등등...... 그러다가 실마리가 안풀리는 곳이 있으면 글을 올리세요. 한 축 거들겠습니다. 다만 질문이 보다 구체적일 때 제가 도와주기 쉽습니다. 오직 이 강의를 통하여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을 분석하여 보다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해 보기를 권합니다. 감사합니다. ┼ 공부해야 할 범위가?: 仁(9inja@hanmail.net) ┼ │ 주역은 평생을 공부해도 다 알기란 어려운 가장 큰 학문이라는 생각을 평소에 하고 있었습니다... 그렃지만 관심이 있어서 수강을 하게 되었는데여... 제가 수강하면서 어느정도까지 공부를 하여야 하는지 그 범위가 정해지지 않아서요... │ 그렇다고 괘를 풀어내는 정도까지 공부를 하긴 어려운 것 같ㄱ구요... │ 단지 자신의 현재 상황을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파악하여 時中자리를 찾는 것에 목표를 두고 공부를 하면 되는지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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