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집주』질문드립니다(순자 ) |
 이름: 晴野 2025/9/15(월) | |
 Re.. 『대학집주』질문드립니다 ┼ ▨ 『대학집주』질문드립니다 - 순자 ┼ │ 교수님 안녕하세요. 지난번 제가 「대학집주」에 대해 드린 질문에 친절히 답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교수님의 설명 덕분에 내용 이해가 훨씬 깊어졌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이어가다 보니 또 새로운 의문점이 생겨 이렇게 다시 질문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 │ 1. │ 「대학집주」 經1-3 구절(“物有本末 事有終始 知所先後 則近道矣”) 네이버 지식백과(경1장 [經1章] (대학중용집주, 성백효)에서는 이 구절의 “物”을 “물건”이라고 번역하고 있는데, 수업 시간에는 유교에서 “物”이 단순히 사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배웠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物”은 정말로 ‘물건’이라는 좁은 의미로 이해해야 하는지, 아니면 ‘만물’이나 ‘대상 일반’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이해해야 하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답: 物이라고만 단독으로 말할 때, 물건은 본래 사건을 포함합니다. 물건은 우주 안에 있는 모든 것/물건/만물을 의미하고, 사건은 그 물건과 물건의 관계에서 생기는 일입니다. 옛날에는 사건과 물건을 합하여 事物이라고 하였는데, 현재 국어에서는 '사물'을 물건의 의미로만 사용합니다. 다만 여기 구절에서는 물과 사로 나누어 말하였으니, 물은 물건만 의미하는 것으로 보면 될 것입니다. │ │ 2. │ 經1-4 │ “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는 先治其國하고 欲治其國者는 先齊其家하고 欲齊其家者는 先修其身하고 欲修其身者는 先正其心하고 欲正其心者는 先誠其意하고 欲誠其意者는 先致其知하니 致知는 在格物하니라” 라고 한 뒤, 주석에서 意란 마음이 발(發)하는 바이니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意’가 단순히 뜻이라기보다 마음이 밖으로 드러나는 최초의 움직임이라고 이해되는데, 이 의미를 맹자가 말하는 사덕(측은·수오·사양·시비)의 마음 발현과도 관련된 개념으로 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주석에서 “物은 猶事也”라고 풀이하였는데, 여기서의 “物”을 단순히 구체적인 ‘물건’으로 이해해야 하는지, 아니면 인간이 마주하는 모든 사태나 대상 일반을 뜻하는 ‘事’로 이해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싶습니다. 답: 意와 정확히 같은 의미를 갖는 말이 우리 국어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번역할 수도 없고,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마음/心이 體라면 意는 그 用입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마음'이고, 그 마음이 생각하고 판단하고 비교하는 등의 일/사고작용을 할 때의 마음을 意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국어에서 마음이라고 하면 일을 하는 용으로서의 의를 주로 마음이라고 합니다. 심/마음도 일종의 물건이라면 일을 할 때와 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국어에서 이에 대한 구분이 없는 셈입니다. 철학에서는 심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체용으로 나누어 이름을 붙였는데, 우리말에는 그 구분이 없는 셈입니다. 위에서 심/마음이 발하였다는 것은 심이 일을 하기 시작하였다는 뜻입니다. 意와 情의 차이는 의는 氣이고 측은 수오 등의 情은 리의 계열입니다. 의라는 기가 정이라는 理를 담고/싸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밀한 구분이라서 잘 이해해야 합니다. 物猶事也는 격물할 때 물건보다는 사건 위주로 말하고 싶어서 그렇게 주석을 한 것입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문제, 형과 동생 사이의 문제 등이 모두 사건이고 ,그런 것을 모두 연구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관계의 도리를 알려면 각 대상, 즉 물건도 알아야 하기 때문에 결국 격물의 물은 사물(사와 물)입니다. │ │ 3. │ 經1-5 │ 주석에서 “修身以上은 明明德之事也요 齊家以下는 新民之事也라”라고 하였는데, 왜 修身까지는 明明德에 속하고 齊家부터는 新民에 속하는지, 그 구분의 기준이 궁급합니다. 이외에도 왜 格物·致知 단계는 ‘그칠 바를 아는 것’으로, 誠意 이하 단계는 ‘그칠 바를 얻는 차례’로 구분하는지, 그 의미가 궁금합니다 답: 어제 답변한 것처럼 명명덕은 修己의 문제이고, 신민은 治人의 문제이니, 그렇게 나누는 것은 당연합니다. 수신까지는 나 자신의 문제이고, 가정을 다스리는 것은 남(다른 사람)과 관련 된 문제이지요. 격물치지는 앎의 문제이고, 성의 이하는 그 앎을 실천하는 단계입니다. 즉 그칠 곳은 도리이고, 그칠 곳을 얻는다는 것은 그 앎 대로 실천하여 확실히 자기 것으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先知後行을 말하고 있습니다. │ │ 4. │ 傳2-3 │ “詩曰 周雖舊邦 其命維新이라하니” 라고 하였고, 주석에서는 “詩는 大雅文王之篇이라 言 周國雖舊나 至於文王하여 能新其德以及於民하여 而始受天命也라” 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천명’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가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추상적인 하늘의 명령을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문왕이 덕을 새롭게 하여 주나라가 새롭게 얻은 정치적 정당성과 사명을 뜻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 둘 다 맞습니다. 다만 추상적인 하늘의 명령이 아니라, 민심이 天心이니 민심을 얻은 것을 '그 백성들이 임금 노릇을 하라고 명령(천명)하였다'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전에 했던 답변을 참조하세요. 商나라 천자 주왕(紂王)이 폭정을 일삼기에 당시 제후였던 문왕과 무왕이 혁명/전쟁을 일으켰는데, 모든 백성들이 환영하며 따랐습니다. 백성은 같은 백성인데, 전에는 탕(湯)에게 상나라의 왕권을 인정하였는데, 이제 마음이 바뀌어 문왕 무왕에게 새로 왕권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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