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2002년 7월 24일 수요일 42판 14면)는 [의학지 '뉴런' 최신호]를 인용하여 아래와 같은 기사를 실었다.

이는 儒家의 성선설을 입증할 수 있는 한 사례로 보인다. 물론 이런 식으로 현대 자연과학적 도구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경험적으로 이미 알고 있는 문제이나, 현대 과학적으로 확인하였다는데 의미가 있는 것같다. 서양인들은 지금까지 편협하였던 자신들의 학문적 성과를 상당부분 수정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善行의 즐거움이 私的인 욕구충족에서 오는 즐거움과 비슷하다고 하였는데, 이는 다시 세밀하게 분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기사 내용이다

"선한 행동하면 腦가 즐겁다" 

돈 보거나 흥분제 복용때 느낌과 비슷
개인차 있지만 협동심은 본능에 가까워

사람은 왜 다른 사람과 협력할까? 왜 종종 먼 훗날의 다수의 이익을 위해 눈 앞에 있는 개인적 손해를 무릅쓰는가? 이 같은 물음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에모리 대학의 정신의학·행동과학 연구팀은 의학전문지 뉴런(Neuron) 최신호(18일자)에 발표한 ‘사회적 협력을 위한 신경계의 기초’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에서 “사람이 서로 간에 이타적(利他的) 행동을 보이는 것은, ‘선한’ 행동이 즐거운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20~60세 여성 26명을 대상으로 ‘협력’이냐 ‘배신’이냐에 따라 그에 대한 보상이 달라지는 ‘수인(囚人)의 번뇌(Prisoner’s Dilemma)’라는 상황실험에 참가하게 한 후, 이들의 뇌신경 움직임을 MRI(자기공명영상법)로 실시간 촬영했다. 그 결과, 협력적인 태도를 보일 때 사람의 뇌에서 즐거움을 유발시키는 신경조직이 최고조로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같은 현상은 보통 사람들이 맛있는 디저트나 귀여운 얼굴, 돈을 보거나, 흥분제 따위를 복용했을 때 나타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뇌신경의 활성화 체계가 사람의 이타주의를 강화하고 이기적인 행동을 억제하도록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의 그레고리 S 번스(Berns)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우리가 서로 협력하도록 신경계가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확증해 준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연구가 “오래전부터 학자들의 수수께끼가 됐던 문제, 즉 ‘왜 인간은 괜찮은(nice) 존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색다른 탐구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NYT는 이번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협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은 단지 두려움 때문만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까지 유사한 연구들이 서로 간의 협력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몽둥이’(stick)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면, 이번 연구는 ‘당근’ 측면을 밝혀낸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인류학자들은 인간이 협동심을 키워왔던 것은 과거 인류 조상이 사냥몰이를 할 때나 농작물을 경작할 때와 같은 생존상의 필요 때문이라고 설명해왔다. 또 많은 사회학자들은 위반에 대한 처벌의 위협이 규범·약속에 대한 상호 준수를 유지해 준다고 믿어왔다.

이에 반해 새로운 연구 결과는 인간의 협력적인 태도는 단지 외부에서 주어지는 처벌 위협이나 보상 체계 때문만이 아니라 개인의 생리학적 체계에 이타적인 요소가 내재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프린스턴대의 제임스 K 릴링(Rilling) 교수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인간의 다른 성향과 마찬가지로, 이 같은 협력심의 강도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全炳根기자 bkj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