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리학질문입니다.(나그네)

이름: 晴野 2012/6/19(화)

Re..성리학질문입니다.  누추한 여기까지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아는 대로 답하겠습니다. ================================ ┼ ▨ 성리학질문입니다. - 나그네 ┼ │ 안녕하세요? 퇴계의 성학십도를 보던 중에 의문점이 생겨서 │ 검색하다가 우연찮게 들어오게되었습니다. │ │ 퇴계의 심통성정도를 보면 심이라는 원안에 성이 있고 원 바깥에 정이 있습니다. │ 주자의 심통성정을 생각하면 제게는 너무 와닿지가 않습니다. │ 현실적 인간의 본성은 리와 기의 합이니 결국 본연지성과 기질이 합해져서 기질지성이 되는 것이 아닌가요? │ 기질지성이 본성이라면 심이 성과 정을 포섭한다는 심통성정의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 두 가지로 생각해봤습니다. │ │ 1. '기질지성=본연지성+기'이고 마음이 결국 리와 기의 합이므로 │ 기질지성 자체를 마음이라고 생각해야할까요? │ 아니면 │ │ 마음 안에 기질지성이 있고 마음이 이를 감싸고 있다고 생각해야 할까요? │ 후자로 생각하면 기가 두 번씩이나 겹치게 되는 말도 안되는 경우가 나올 것 같은데 답: 먼저 기질지성과 본연지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전에 성을 이해해야 하지요. 성은 어떤 사물의 본성/성질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철사의 본성은 전기를 잘 전달하는 전도성이 있어서 전기줄로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철사는 철의 순도 등에 따라 전기를 잘 전달하기도 하고 잘 전달하지 못하기도 하는 등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서 전기를 100% 가장 잘 전달하는 것을 본연지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이는 실제로 가장 잘 전달하는 정도보다는 오히려 이론적 전달 가능성을 생각하면 더 좋습니다.) 한편 최선의 상태가 아닌 불순물 등이 섞여서 전기를 잘 전달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여 제한된 전도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기질지성이라 합니다.(이론적 전도성이 아닌 실제로 존재하는 철사의 전도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철사는 氣이고, 그 철사의 본성/성질은 性입니다. 본연지성은 기의 실제 능력을 무시하고 본래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고, 기질지성은 당위성이 아닌 실제로 가지고 있는 성을 의미합니다. 질문에서 "기질지성=본연지성+기"라고 하는 것도 위의 내용을 이해하면 용인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래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의 정의와는 좀 다른 것입니다. 한편 심은 철사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철사를 생각하면서 전기 전도성을 제거할 수 없듯이 심도 심의 본성/성질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심을 리기합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리가 성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거기서 성을 제외하고 말하면 심은 기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철사에서 전기전도성을 제외하고 분석적으로 말하면 쇳덩어리만 남고, 그것은 기입니다. 그러므로 기질지성은 성이고, 마음은 기입니다. 성은 형이상자이기 때문에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안에 있다든지 싸고 있다든지 하는 등의 표현을 할 수 없지만, 부득이 표현하고 설명하고 그림을 그리려고 하니 적당한 공간을 배당하여 놓은 것뿐입니다. 철사는 그 본성(더 정확히 표현하면 기질지성) 대로 전기를 흘려보내면 그대로 전달합니다. 스스로 조절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마음(心)은 그 본성대로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하는 능력을 가진 특이한 氣입니다.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바로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조절하여 참거나 순화시켜서 반응할 수 있습니다. 즉 심이 성과 그 정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심통성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정은 심의 성이 외부 자극에 반응하여 드러나는 감정입니다. 그 정/감정을 심이 통제합니다. │ │ │ 2. 이황의 사단이 이발이기수지라 표현했고 칠정이 기발이이승지 라고 표현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주자학에서 리는 운동성이 없기 때문에 심이 매개가 되어 정으로 표현되는 건데 │ 이황은 리 자체가 운동성이 있는데 굳이 심이 매개가 되어 정으로 표현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 기가 따라올 필요가 있는지요? 그리고 그것을 마음이 따라오는 것으로 기가 따라온다를 설명해도 되는지요? │ 이황의 사단 설명에서 따라오는 기가 마음의 기인지 형기의 기인지 어디서 연유한 기인지 궁금합니다. 답: 퇴계의 리에 능동성이 있다는 말은 천부당만부당합니다. 리가 스스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은 리기론의 대전제입니다. 만일 리가 기의 힘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움직인다면 이미 그것은 리가 아니라 기입니다. 기를 리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퇴계가 거기서 말하는 氣는 모두 마음/心의 氣입니다. │ │ 3. 인심도심론에서 이이의 인심도심은 율곡전서를 통해서 뚜렷이 이해했습니다. │ 하지만 퇴계의 저서에서 이해가 되지않는 점은 │ '인심의 근원은 기이며, 도심의 근원은 리이다' 라는 표현과 도심은 리발, 인심은 기발이라는 표현인데 │ 이때의 발을 소종래라 생각해도 될련지요? │ 그렇다면 도심 인심도 결국은 이이처럼 리와 기의 합이라고 생각해도 될련지요? 답: 퇴계는 인심과 도심을 사단과 칠정에 배당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소종래라고 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인심과 도심은 모두 심이므로 심에 준해서 생각하면 됩니다. 심 이외에 인심과 도심이 더 있는 것이 아니라, 심의 用을 두 측면으로 나누어 말하는 것뿐입니다. 이 답변은 저의 견해를 가지고 말한 것일뿐입니다. 그 점은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부족한 답변이지만 도움이 되었기를....... │ │ │ 바보같은 질문같아서 무척 죄송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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