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명 양지, 지행합일(박소현) |
 이름: 晴野 2020/6/15(월) | |
 Re..양명 양지, 지행합일 ┼ ▨ 양명 양지, 지행합일 - 박소현 ┼ │ 교수님, 안녕하세요. 교육학과 18학번 박소현입니다. │ │ 양명의 양지, 지행합일 관련하여 질문드립니다. │ │ Q1. 양명의 知는 지각, 행동, 감각이 아닌 오직 의념지라는 것을 배웠는데요. 감각에 의해 의념지가 생기는 것이 맞을까요? 제가 의념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미 자기가 아팠으므로’(감각) ‘비로소 통증을 안 것이고’(???), ‘통증을 알아서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해서’(의념지) 병원에 갔다(행)으로 이해해 보았습니다. 만약에 맞다면 비로소 통증을 안 것은 지각에 해당하는 것일까요? │ “‘아이가 우물에 빠지려는 것을 보면 누구나 깜짝 놀라 측은지심이 생기는데’ 이 마음의 자연스런 발전을 따라가면 반드시 서둘러 구하게 된다. 서둘러 구하러 가는 ‘행’은 단지 측은지심의 자연스런 발전이지 별도의 일이 아니다.” │ ⇒이 예시에서도 아이가 우물에 빠지려는 것을 본 것(감각), 측은지심이 생겨 아이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음(의념지), 아이를 구함(행)인 것 같은데 맞게 이해한 것인지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설명에서는 측은지심은 知라고 나와있는데(측은지심은 개인의 최초반응으로 도학자가 말한 ‘초념’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측은지심이 의념지에 해당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불쌍하다는 마음에서 나아가 구하고자 하는 생각을 해야 의념지라고 생각했는데 어디서 잘못 생각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답: 측은지심은 아직 구하려는 마음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행합일의 지가 될 수 없습니다. 측은지심만 일으키고 구조할 마음이 없으면 그것은 행동을 유발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악취를 싫어하는 것처럼 감각지나 지각지가 바로 행동을 유발할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일반적인 경우가 아닙니다. 그것 만을 지행합일의 지라고 하면 그 정의가 너무 좁아져서 상당히 의미가 없어집니다. 그리고 그것은 양명의 본래 의도가 아닙니다. 의념지에 대한 이해는 잘 된 것같습니다. │ │ Q2. “왕수인의 ‘마음’은 ‘도덕적 덕성’을 갖추고 있거나 ‘도덕적 이치’를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도덕을 알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 점에서 그것은 ‘도덕’과 연결된다. 이것이 바로 ‘좋은 지능’이다. 이 ‘좋은 지능’은 왕수인의 지식론을 이끌어 가는 핵심 도구가 된다.” │ ⇒ 양지를 좋은 지능으로 표현하는 책이 있었습니다. 양지가 선천적인 마음의 능력으로, 시비와 선악을 즉각적으로 가려내고 이에 따라 행할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에 저렇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 양지란 말을 번역하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 국어에서 '지능'이란 다른 의미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꼭 적절하다고 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철학 용어를 그렇게 대충 번역하여 사용하다 보면 철학을 할 수 없습니다. 서양철학을 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개념을 만드느라고 매일 노력하는데, 우리는 있는 용어도 그런 식으로 흐려 놓으면 어떻게 사유를 정밀하게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 │ Q3. “이러한 그의(양명의) 지행합일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둘째, 앎과 행함은 함께 나아간다. 즉 지행병진(知行竝進)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내가 지금 말하는 지행합일은 바로 하나의 뜻이 발동하는 곳이 곧 행함임을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 ‘아름다운 색을 보는 것은 앎에 속하고, 그것을 좋아하는 것은 행함에 속한다. 오직 아름다운 색을 보았을 때 이미 저절로 좋아하는 것이지, 이것을 본 뒤에 또 하나의 마음이 일어나서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였다. 아는 순간에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다.” │ ⇒ 양명의 지행합일설이 지행병진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교수님이 설명해주실 때 지행병진은 동시에 발 맞춰서 뛰는 것이 아니고 한쪽 발이 앞으로 갔을 때 뒷발은 따라가고 하는 것처럼 (걷는 것 같이) 발전해나간다고 설명해주신 것 같은데 이 구절이 좀 모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행병진으로 본다면 지와 행을 두 가지로 보는 것이기 때문에 양명의 주장과는 다르다는 느낌이 듭니다. 양명의 지행합일설이 지행병진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저 구절은 틀린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 위에 설명한 것은 지행합일을 설명한 것이지 지행병진이 아닙니다. 지행합일은 직렬이고, 지행병진은 병렬입니다. 병렬은 쌍두마차의 두 말이 어깨동무하고 달리듯이 나란히 달리는 것입니다. 앞뒤로 나란히가 아닙니다. 설명은 지행합일을 하고 이름은 지행병진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내가 양명의 지행합일도 선지후행인 점에서는 같다고 하는 것입니다. 주자든 양명이든 지와 행이 쌍두마차의 두 말처럼 옆으로 나란히 달릴 수는 없습니다. │ │ Q4. “왕양명은 알고 난 후에 행하는 것이 아니라 지(知)의 작용을 하는 의(意)가 이미 행의 시작이란 점에서 둘이 동시에 일어난다고 답하였다. │ ⇒ 여기서 의(意)는 의념지에 해당하는 것 같은데 제가 맞게 이해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 예 그렇습니다. 그래도 지/행이 동시는 아닙니다. 아무리 짧은 순간이라고 시차가 있습니다. │ │ [ Q. “왕양명의 치지의 치(致)를 이른다의 뜻으로 보았다. 이는 주자가 말하는 확충한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나의 마음의 양지를 다하는 것을 포괄한다. … 치양지의 ‘치(致)’자의 해석은 다양하게 이해되는데, 크게 ‘확충(擴充)’과 ‘복(復)’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여기서 확충이란 양지를 확충한다는 뜻이다. 양지의 확충은 진정한 앎에 이르는 것이며 인을 실현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 │ ⇒ 여기서 양명의 격물치지의 치(致)가 주자가 말하는 확충의 의미와 같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궁금합니다. 양명이 양지를 확충한다는 의미는 이해가 가는데 주자의 격물치지의 확충이 양지의 확충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주자의 격물치지는 그 사물에 다가가 사물의 이치에 대한 앎에 이르는 것인데, 주자 또한 격물치지에 양지를 확충하는 것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인가요? 주희의 확충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주희는 모든 존재와 현상은 이치를 갖추었으니 이를 살피지 않으면 앎을 이룰 수 없다고 보았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도 이치를 갖추고 있으니 나아가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보고 깊이 탐구하여 앎을 이루어나갈 것을 강조하였다.” 이 표현으로 보았을 때 주자의 확충은 양지의 확충이라기보다 앎의 확충 같은데 그저 단순히 저 표현은 확충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같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뿐인지 궁금합니다. │ 답: 한자에서 致자는 단순히 '이른다'는 의미보다는 어느 경지나 목표 등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고의 목표나 최고 수준에 이른다/이르게 한다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致知는 지를 최고의 경지나 수준에 이르게 한다느 의미가 됩니다. 그런데 그 知를 양명은 양지로 보고 주자는 지식으로 보는 것입니다. 양지는 직관적으로 아는 능력이므로 치지/치양지는 양지를 최고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것, 즉 양지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고, 지식은 량/분량으로 말하는 것이니까 그 량을 극대화한다는 것입니다. 즉 지식을 최고 수준으로 확충한다는 것입니다. 확충은 지식의 자루/창고를 크게 벌려서 꽉 채운다는 의미입니다. 양지는 타고난 능력인데 살아가면서 그 능력이 줄어들었으니 원래의 상태로 회복/복귀한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지만, 확충한다는 표현은 적절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 책이 설명을 바꿔서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책도 참조하세요. ] │ ⇒ 저번에 “확충” 관련하여 질문했던 것에 대해 제가 무엇을 잘못 알았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책에서는 ‘양지를 넓히는 것’이라는 표현을 찾았습니다. 본래 줄어든 능력을 다시 원래의 상태로 회복한다는 의미에서 양지를 넓히는 것이라는 표현은 사용해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 │ 고등학교때 지행병진을 공부하였을 때 이해가 되지 않아 지행병진이 뭔지 모르고 단순암기하여 시험을 본 기억이 남는데, 교수님 설명을 듣고 드디어 이해가 간 것 같습니다. 제가 동시에 발 맞춰서 뛴다고 생각하여 이해를 못했던 것 같습니다. │ 저번에 메일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도 드디어 포탈에서 비밀번호를 찾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폭염주의보까지 내려졌는데, 이번 여름도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답: 양지는 능력이므로 확충한다는 말을 쓰기 곤란합니다. 능력을 기르다 /계발하다 등으로 표현하지 능력을 확충한다고는 쓰지 않습니다. 확충이란 말이 그렇게 쓰이는 단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어사전을 찾아 보세요. 더위에 건강 챙기면서 열심히 하세요. │ ┼ 박소현 올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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