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퇴계사상에 대한 질문 ================================ ┼ ▨ 퇴계사상에 대한 질문 - -_-; ┼ │ 답변 너무나도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걱정거리가 반은 줄었습니다. │ 다만 퇴계에 대한 교수님의 답변을 놓고 몇시간 동안 씨름하였습니다 -_-;;; │ │ 아마도 제가 다음에 나오는 책의 구문들을 잘못해석했던 것 같습니다. │ │ [퇴계는 성을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으로 대립시켜서 본다. 횡적 대립시켜 본다] │ │ [고봉은 기질지성이란 리(본연지성)가 기속에 떨어져 들어가 있다. 따라서 본연지성은 │ 이미 기질지성속에 들어있는 성이므로 종적 결합으로 보는 것이다] (율곡도 고봉과 같은 생각인 듯 합니다.) │ │ 위의 2가지 책의 구문에서의 차이점을 저는 갯수의 차이로밖에 생각이 안되는데, │ (퇴계는 성이 2개, 율곡은 성이 1개) │ 앞서 교수님이 이미 "퇴계설을 말할 때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에서 각각 도심-사단과 인심-칠정이 나오는 것으로 말하면 │ 두개의 성이 있는 것이 되어 잘못입니다. " 라고 하셨기 때문에 퇴계의 성은 2개가 아님은 확실한것 같습니다. │ │ 그렇다면 1개의 성안에서 본연지성, 기질지성으로 나누는 것인가요? │ 그리고 전에 교수님께서 수업하시던 내용이 생각이 났는데요, 교수님께서는 │ [천연지성은 본연지성과 같은 것이다. 다만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에서, [<- 천연지성이 아니라 天地之性임] │ 본연지성은 만물이 똑같이 기에 대한 고려없이 성이 다 똑같고 │ (사람끼리 똑같다.라는 전제하임)기질지성은 기(화,수,목,금)마다 다 틀리다. │ (사람끼리도 틀리다)]라고 설명하셨습니다. │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답변에서 기질지성도 리라고 하셨습니다. │ 그렇다면 기질지성은 기질을 고려한 리인가요? (기를 고려했다는 말이 좀 애매한것 같습니다.) │ 혹은 기가 본연지성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 기질지성인가요? 도저히 갈피를 못잡겠습니다. │ 부탁드리건데 퇴계와 율곡이 보는 본연지성, 기질지성을 명쾌히 정의내려 주시면 안될까요?? --------------------------------------- 답변: 내가 강의를 잘못하여 학생을 계속 힘들게 하고 있군요. 너무 미안합니다. "혹은 기가 본연지성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 기질지성인가요"가 맞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천지자연의 현상 속에는 기질지성만이 존재하고 본연지성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성은 리가 기 속에 들어 있는(기와 결합하여) 것인데, 기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동양윤리학 시간에 들은 것을 잘 생각해보세요) 이점은 퇴율이든 율곡이든 마찬가지 입니다. 현실적으로는 항상 성이 기의 영향을 받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리는 기의 영향을 배제한 채 순수한 리만을 생각하고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본연지성을 말하는 이유입니다. 이 역시 퇴율 모두 인정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퇴계가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을 나누어 말하는 것은 사단과 칠정을 나누어서 말하는 것이 가능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한 것이지 두 개의 성이 대립하고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다른 선생님들이 위의 인용문처럼 말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입니다. 그렇다면 퇴율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것은 퇴계의 성은 임무이고, 율곡의 성은 준칙, 즉 규범이라는 것입니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좀더 설명하면, 퇴계의 기질지성은 기질의 제약 때문에 100개나 되는 본연의 임무를 모두 수용하지 못하고 그 중의 일부만을 성, 즉 임무로 본다는 것입니다. 왜 본연의 임무가 100개라고 해야하는가? 임무를 부여한 사람이 나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임무를 부여한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능력의 한계 때문에 그 임무를 모두 수용하지 못하고 일부만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앞에 것이 본연지성이고, 뒤의 것이 기질지성입니다. 한편 율곡은 리를 준칙, 즉 규범으로 보듯이 성도 그렇게 봅니다. 성은 내가 나의 능력에 맞게 재조정한 규범입니다. 여기서 재조정하기 전의 규범은 본연지성이고, 재조정한 것은 기질지성입니다. 이렇게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자의적인 해석이 나올 수 있습니다. 즉 자기 마음대로 법을 해석하여 적용하는 것과 비슷한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악이 됩니다. 즉 잘못 해석한 법은 악한 행동을 유발합니다. 이것은 율곡의 리통기국설과 연결됩니다. 즉 기속에 들어가지 않은 리는 모든 이에게 공통으로 적용되지만, 기 속에 들어간 성은 기의 제한을 받아 한정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율곡은 리에도 선한 것과 악한 것이 있다고 합니다. 이때 악한 리는 기질지성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입니다. ----------------------------------------- │ │ 질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전에 제가 질문드린 내용입니다.... │ │ 퇴계의 경우는 성이 정으로 발하는 과정(사이)에서, │ │ 1. 본연지성(리)이 발한 상황(예: 지하철 노인 자리양보)일때는 도심과 인심이 │ │ 갈등을 겪는 와중에 도심이 이기면 사단(선). 인심이 이기면 칠정(악)으로 결론이 나며, │ │ 2. 기질지성(기)이 발한 상황(예: 배가 고파질때)에는 육체 관련 상황이므로 도심과는 │ │ 상관이 없으며(이를 지각한 것이 아니니까) 인심(인욕)만 있을텐데, │ │ 먹는 상황이 옳은가를 고려하면 선, 고려하지 못하면 │ │ 악이 되는 칠정이 된다... (이 상황에서 시중을 고려하는 것은 인심이 하나요? │ │ 아님 단순한 심의 작용인가요? 그리고 어떻게 인욕이 작용하는데 선의 결과가 생기는지..) │ │ (-->어쨌든 4가지 경우가 생김) │ │ │ 이것을 교수님의 답변을 토대로 다시 '퇴계의 '이기호발설'을 고려하여 이렇게 고쳐보았습니다. │ │ 퇴계의 경우는 성이 정으로 발하는 과정(사이)에서, │ │ 1. 본연지성(리)이 발한 상황(예: 지하철 노인 자리양보)일때는 먼저 리가 발한 상황 │ 이다. 그 리가, 기가 발함없이 그대로 도심으로 이어지면 사단이다. 그리고 리가 발 │ 하고 나서 다음으로 기가 발하면 인심이 되고, 이때 도심이 제지 못하면 칠정이 된다. │ (이때의 칠정은 악인가요?) ->칠정이 항상 악인 것은 아닙니다. │ │ │ │ 2. 본연지성(리)이 발한 상황(예: 배가 고파질때)에는, 원래는 먼저 기가 발했는데 (꼬르륵), │ 그 다음으로 본연지성의 리가 타면 도심이 되어 착한 칠정으로 이끌고,(시중이 좋을 때) │ 본연지성의 리가 타지 않으면 인심이 되어 악한 칠정으로 이끈다.(시중이 나쁠 때) │ (따라서 인심의 경우에는 리가 발하지 않은 것.. 맞는 건지..^^;;) ->인심의 경우에도 리의 발이 있습니다. │ │ 진리에 전보다 가깝게 도달한 것인가요? 아님 더 멀어졌는지.. │ ('지하철 노인 자리 양보' 상황에서 먼저 리가 발했다 함은 리는 성이니까 성이 발했다고 봐도 괜찮은지요?) │ ->이때의 리발은 성발을 말하는 것입니다. │ 그런데 여기서 저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 교수님께서는 답변에서 "인심도심은 본래 정이 발하기 이전에 │ 지각(知覺)한 것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다"라고 하셨는데요.. │ 인심과 도심은 성이 정으로 되는 과정에서 작용을 하는 것인데, │ 리(성)가 발했다(혹은 기가 발했다) │ 함은 이미 정이 된 것 아닌가요.. │ 그런데 그 "이후" 에(리 혹은 기가 발한 후) 인심도심이 지각을 했다는 것은 │ 전에 교수님께서 "정이 발하기 "전에" 인심도심이 지각한다" │ 는 것과 배치되는 것 같아 조금 혼란스럽습니다. ->평면상에서 성-심-정의 삼단계로 보지 말고, 형이상의 성-정을 형이하의 심이 담고 있는 2층구조로 생각해 보세요. 이때 심통성정으로 심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답변: 우선 퇴계의 경우 사단과 칠정이 모두 리와 기가 함께 발합니다. 기가 발하는 것을 악한 것으로 보는 것은 율곡의 경우입니다. 퇴계가 고민한 것은 바로 리와 기가 함께 발함에도 불구하고, 미세하게 主從이나 先後가 있는 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퇴계의 경우는 인심도심과 사단칠정은 선후가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반응(反應=感應)을 하기 위해서는 상황판단이 먼저 이루어지고 나서, 그것을 토대로 행동방향을 결정하여 행동하게 됩니다. 이때 상황판단, 즉 지각은 인심도심인데 여기서 판단의 기준에 따라 인심도심이 나누어집니다. 이때의 기준이 무엇이냐에 따라 인심도심뿐만아니라 사단칠정도 나누어진다고 봅니다. 즉 리를 판단기준으로 하여 상황을 판단하였으면 도심이 되고, 그것은 사단으로 이어집니다. 반면에 기(육체)를 기준으로 상황을 판단하였으면 인심이 되고, 그것은 역시 칠정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도심-사단은 항상 선으로 끝나지만, 인심-칠정은 선할 수도 악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도심의 점검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점검하는 것은 도심입니다. 발의 문제는 두 가지 기준을 가지고 말합니다. 심의 발과 미발을 발할 때는 지각하는 것도 발이라고 하지만, 정을 가지고 말할 때는 지각은 미발이고 그것이 정으로 옮겨질 때 이발이라고 합니다. 내가 지난 번에 "정이 발하기 전"이라고 한 것은 바로 정을 가지고 말한 것입니다. 그런데 퇴계가 기발리발을 말할 때는 인심도심 때부터 리기를 나누어 말한 것입니다. 퇴계는 그 때부터 사단칠정이 갈라진다고 보는 것입니다. 여기서 성과 정이 모두 심위에 있다는 것을 상기하세요. 또 하나 부연해야 할 것이 있군요. 먹는 것도 나의 임무, 즉 리입니다. 먹는 일이 애당초 나의 임무가 아니라면 그것은 어떤 경우라도 선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나의 임무이기 때문에 선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먹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먹느냐가 문제인 것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지요. 내가 배가 고파서 막 빵을 먹으려고 하는데, 배고픈 거지가 와서 구걸합니다. 내가 먹고자 하는 생각은 인심-칠정이고, 거지에게 양보하고자 하는 생각은 도심-사단이지요. 양보했다면 분명 선이 되겠지만, 내가 먹는다면 어떤 경우에 선이 될까요? (양보하면 항상 도심-사단-선이고, 내가 먹는다면 인심-칠정인데 이때는 선할 수도 악할 수도 있습니다.) - 학생의 경우 율곡이 인심이 악이라고 하는 것과 겸선악이라고 하는 퇴계를 혼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점검해 보세요. - 배고파서 먹으려는 생각이 난 경우에 인심이고 칠정이며, 그것이 다시 도심으로 변하여 선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선한 칠정이 되는 것입니다. 이 때 퇴계는 리가 먼저 발하는 것이 아니라 기가 먼저 발하였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도심이 점검하여 주어진 상황의 리에 맞으면 선이고 맞지 않으면 악이 되는 것입니다. 이때 먹어야 하는 리와 먹어서는 안되는 리가 충돌하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바꿔 말하면 여기서 성 속에는 먹어야 하는 리와 먹어서는 안되는 리가 모두 들어 있는 것입니다. 배고픈 내가 먹어야 하는 것도 나의 임무이고, 거지에게 주어야 하는 것도 나의 임무입니다. 이때 어느 임무가 더 소중한 것인지를 따지는 것이 시중의 문제입니다. 이때 저울질을 잘하여 시중하면 선이고, 시중하지 못하면 악입니다. - 원점에서부터 다시 정리해 보세요. 얽혔던 것이 풀리는 순간 확실해 질 것입니다. ------------------------------------------------ │ │ 바쁘신데 제가 너무 귀찮게 해드리는 것 같습니다... 죄송해요... │ (이거 생각하면서 쓰느라 장장 3시간이 흘렀습니다. 으악!!-_-;; │ 한번 생각해보고 쓰라고 하셨는데 수백번은 더 생각했던 것 같아요.. │ 그동안 책들을 아무리 읽고 읽어보아도 제가 질문드린 내용만 이해가 안됩니다.) │ │ 추신 - 다음주 수요일 수업시간에 질문하려면 그때까지 궁금증을 참지 못할 것 같아 대신 공개로 질문을 │ 올립니다. 부디 양해해 주세요^^;; ----------------------------------------------- 답변: 강의 시간에 좀더 철저하게 차근차근해야 했는데, 강의가 소홀하게 된 것 같습니다. 매우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생각을 통해서만 자신의 것이 됩니다. 생각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지 않으면 여전히 남의 말을 앵무새처럼 옮기는 것에 불과합니다. 답답함이 빨리 풀릴 수 있기를 빕니다. 문제가 남았으면 얼버무리지 말고 확실해질 때까지 물고 늘어지세요. 나도 끝까지 답변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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