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와 성인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습니다. (경준) |
 이름: 晴野 2009/2/8(일) | |
 Re..군자와 성인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습니다. 저와 견해를 달리 하는 분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시고 답변을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단지 저 개인의 생각일 뿐이니,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제 답변을 믿고 안 믿고는 전적으로 학생에게 달려 있습니다. 성리학에서 일반적으로 성인과 군자는 구분합니다. 성인은 최상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이고, 군자는 그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여기서 최상의 경지가 어떤 것인가는 여러 면에서 말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만 예를 들면 공자는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70살이 되어서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논어 위정편)라고 하였는데, 70살이 되어서야 무엇이든 하고 싶은 것은 다 도리에 맞는 일이고, 도리에 어긋나는 일은 하고 싶은 생각이 아예 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만일 이런 경지를 성인의 경지라고 한다면, 군자는 그 경지를 향해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도리에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이 불현듯 났을 때는 금방 반성하고 바로 돌아서서 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곧 非禮勿動(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이며, 극기복례 입니다. 군자는 부단히 극기하면서 착한 길로 나아갑니다. 그러나 성인은 아예 극복해야 할 私心이 없습니다. 우리는 그런 경지를 맛보기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노력하는 군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운입니다. 성인의 경지가 너무 높고 멀기 때문에 그 밑에 군자를 놓고, 그를 보고 본받으라고 합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따라야 할 사람은 성인이지 군자는 아닙니다. 그러나 군자를 거치지 않고 바로 성인의 경지에 올라가는 사람은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성인과 군자는 앎(知)의 문제와 행동(行)의 문제에서 모두 차이가 있습니다. 가는 길과 이상향 등은 같으나 그 수준이나 정도가 다른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알기로는 공자가 군자를 목표로 하라고 한 적은 없습니다. 어느 구절을 가지고 그런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율곡의 격몽요결 첫머리에서도 반드시 성인을 목표로 하라고 강조합니다. 이제 비유를 들겠습니다. 성인은 1등학생이고 군자는 3등학생입니다. 하위권에 있는 학생에게 말할 때, 너는 1등은 불가능하니 3등이나 하라고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아니면 1등을 목표로 하라고 하겠습니까? 때로는 현실적으로 3등이나 하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그 학생의 잠재력을 무시하고, 노력의 무서움을 무시하고, 나아가 그 학생의 인격도 무시하면서 하는 말입니다. 만일 공자가 많은 제자와 사람들에게 그렇게 군자가 되는 것을 권했다면 공자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성인을 보여주지 말았어야 하지요. 아니 성인의 경지는 없어야 하지요. 제가 알기로 성리학자 누구도 군자에 만족해도 된다고 한 사람은 없습니다. 성인과 군자의 차이에 대해서 더 알아보기 바랍니다. 그러면 문제가 쉽게 풀릴지도 모릅니다. 말만 장황하고 질문의 요지에 답은 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모쪼록 생각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 ▨ 군자와 성인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습니다. - 경준 ┼ │ 안녕하세요 교수님. 저는 청주에서 초등 교육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주자의 성리학에 대해 공부하던 도중에 궁금한 점이 생겨서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이모저모로 찾아보았는데 명쾌한 답이 없어서 고민하던 중에, 우연히 홈페이지를 발견해서 질문을 올려보려고 합니다. │ 제가 궁금한 것은 - 주자의 성리학에서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여기는 '성인'과'군자'의 차이에 대해서 입니다. │ 제가 고등학교에서 윤리를 배울 당시에 (1998~2000년 입니다) '성인은 이상적인 인간상이기는 하나 아무나 쉽게 이룰수 없는 경지가 아니라 보다 현실적인 인간상으로 '군자'를 내세웠다.' 라고 설명이 되어있었습니다. 이 말은 공자의 말에서 유래한 것이라 들었는데요, 그렇다면 분명히 '성인'과 '군자'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성리학은 공자를 정통으로 여기는 것으로 알고있는데요, 그렇다면 같은 맥락에서 성리학에서 교육의 목표로 삼는 인간상은 '성인' 보다는 '군자' 에 가까워야 하는게 아닐까요? 아니면 제 생각과 달리 궁극적인 인간상으로 '성인'을 목표로 한 교육이라고 보는것이 맞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성인'이든 '군자' 이든 큰 차이가 없으므로 관점에 따라 같은 뜻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것이 맞을까요? ┼ 짧은 지식으로 하는 질문이라 부끄럽습니다만, 도움을 주신다면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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