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논어 위정 편에서 질문 드립니다.(임수지)

이름: 晴野 2009/5/26(화)

Re..선생님. 논어 위정 편에서 질문 드립니다.  공부를 꾸준히 잘 하고 있군요. 보기 좋습니다. ================================ ┼ ▨ 선생님. 논어 위정 편에서 질문 드립니다. - 임수지 ┼ │ 선생님^^ 오늘은 친구들과 논어 공부 세번째 모임을 가진 날이었습니다~ │ 학이편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저희끼리 풀리지 않는 부분을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 정말 감사합니다!! │ │ 위정편에서도 저희끼리 풀리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서 이렇게 또 질문 드립니다. │ │ 1. 64쪽에 "자신에게 있는 것(眞理)을 知言하고 궁리한다면 이것으로써 남을 관찰하기를 성인과 같이 할 수 있는 것이다." │ 여기서 지언은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면 그의 옳고 그름을 아는 것이라고 나와 있고요, 이어서 맹자에서 자신에게 있는 진리를 탐구하여 상대방의 말을 앎에 이른다고 하였다고 나와 있습니다. │ 그렇다면 따옴표 안의 말은 조금 잘못된 것 아닐까요? │ │ 자신에게 있는 것으로써, 그러니까 자신이 공부하여서 바로 안것을 가지고 상대방을 지언하고, 궁리하는 것이 맞지 않나요? │ 자신에 대해 아는 것도 지언이라고 써도 되는 것인가요? │ 사실은 지언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해하지를 못했습니다. 주석 그대로 이해하면 될까요? 설명 부탁드립니다. 答: 좋은 의문을 품었습니다. 우선 번역에 잘못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있는 것(眞理)"에서 (眞理)를 삭제해야 합니다. 이글은 자신에게 있는 진리를 어떻게 한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말이나 행한 도리를 살피는 것입니다. 논어 본문은 주로 "다른 사람이 착한 사람인지 악한 사람인지를 보고, 다음으로 왜 그렇게 했는지 하는 이류를 자세히 보고, 마지막으로 그렇게 하고나서 마음이 편안한지 그렇지 못한지를 살피는 것'을 말하였습니다. 그런데 남을 이렇게 잘 살피려면 자신을 먼저 돌아보아야 합니다. 자기의 말은 착한 말인지 악한 말인지, 그 말은 왜 그렇게 했는지, 그 말을 하고나서 마음은 편안한지를 살펴야 합니다. 이것이 知言입니다. 또 말뿐만 아니라 행동에 대해서도 위와 같이 살필 수 있습니다. 이것이 窮理입니다. 자신의 언행에 대하여 먼저 살펴서 알면 그것을 자로 삼아 남을 재어볼 수 있습니다. 남을 살피기 전에 자신의 기준이 반듯해야 하므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고, 또 자신을 살피는 것은 남을 평가하기 위한 도구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언행을 반성하는 것도 되므로 일거양득이 되는 것입니다. 지언은 일반적으로는 남의 말을 아는 것을 말하지만 넓게 보면 자신의 말을 아는 것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그렇게 사용한 것입니다. 궁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지 학생이 말을 할 때 어떻게 하는지 잘 음미해 보세요. 그러면 거기서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 어떻게 들어야 거짓말이나 핑게대는 말을 구분할 수 있을지 하는 기준이 생길 것입니다. 역으로는 자신도 그런 진실이 아닌 말을 하면 안되겠지요. │ │ │ 2. 군자는 그릇처럼 국한되지 않는다는 말씀에서요 │ 요즘 시대는 전문성을 갖는 것을 좋게 여기고, 저희들도 그것이 나쁜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아서 │ 이 말씀이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 그런데 토론을 더 하다가 이렇게 해석해야된다고 보았습니다. │ '군자는 체가 갖추어져 있으므로 어느 자리에 갖다놓아도, 어떤 일을 맡아도 막힘이 없다' │ 즉, 이런 재주, 저런 재주.. 만 가지 재주를 다 갖춘 것이 군자라고 생각을 해서 계속 헤맨것 같은데요 │ (만 가지 재주를 갖춘 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입니다.) │ 그것이 아니라 체만 갖추어 놓으면 만사에 능통하게 된다 이렇게 이해해야 맞는 것인가요? 答: 君子不器는 다소 대부분의 사람들이 따라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성인처럼 다재다능한 능력을 갖춘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수지 학생이 생각한 것처럼 여유있게 보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논어에도 어떤 제자를 그릇에 비유한 것이 있는데, 다른 용도로 쓰기 곤란한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다만 재주를 위주로 말하지 않고 인격의 德을 중심으로 말한다면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진보니 보수니 하면서 어느 한 측면으로만 자신을 특화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진보도 될 수 있고, 보수도 될 수 있으며, 엄격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엄격하기도 하고 너그럽기도 하는 등 좀더 여유 있는 인격을 가진 경우 보다 다용도로 쓰일 수 있을 것입니다. 수지 학생이 말한 것이 이런 측면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 │ 3. 학이불사즉망하고 사이불학즉태니라는 말씀에서 또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 '바탕위에 학문을 세우라' , '행유여력 즉이학문' 이런 말들과 연결되어서 의문이 들었는데요 │ 순서상의 문제입니다. 여기서 하고자 하는 말씀이 공부의 순서는 아닌것 같긴하지만, │ 학문하는 것이 먼저인지 생각하는 것이 먼저인지, 즉 공부할 때 출발 또는 바탕이 되는 것이 학문하는 것인지, │ 생각하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 │ 그리고 배우기만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음이 없다는 것은 선생님에게 배운 후에 스스로 고민해보고 물음을 던져보는 바가 │ 없으므로 배운 것을 진정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해 얻는 바가 없다고 이해해도 괜찮을까요? │ 마지못해 교실에 앉아 있기는 하지만 끝나는 종이 땡하고 울리면 배운 것을 생각해볼 것도 없이 친구들과 놀 생각만 하고 │ 있으면 그 시간에 진정 배움을 얻지 못한 것이겠죠? 이런 해석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答: 우리가 어떤 어려운 문제에 부닥쳤을 때에 배워서 해결할 수도 있고, 자신이 생각해서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먼저 그 때 남의 것을 모방해서 배우고 난 다음 왜그런지를 되새김질하지 않으면 그것으로 끝나게 되어, 그와 유사한 일이 생겼을 때 대처할 능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결국 그 당시 배워 얻은 것이 없는 것이지요. 자신의 생각으로 이렇게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서 그치고, 직접 그일을 해결하여 증명해 보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좋은 방법을 생각해 냈으면 그것을 직접 현실에 적용해 보아야 틀림이 없을 것이고, 또 그 과정에서 미세한 조정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야만 위태롭지 않습니다. 學과 思의 선후문제는 고정시킬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 적절하게 하면 되겠지요. 오늘날 학문이라고 하면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을 주로 생각하기 때문에 교실 운운하는 문제가 나오는 것같습니다. 옛날에 말하는 학문은 현실에 직접 쓸 수 있는 것을 주로 말합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서양의 영향으로 지식을 위한 지식은 다소 배제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책을 통해 禮를 배운다면 그 예를 직접 현실에 쓰는 것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또 경제를 배운다면 그 배운 경제학 내용을 직접 우리 현실에서 적용해 보고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지요. 그런데 오늘날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현실에 적용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나와는 관계 없는 것으로 여기면서 그저 단순히 책에 나온 내용을 외우는데 급급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같습니다. 좀더 현실에 적용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 │ │ 이상 질문을 마치겠습니다. │ 항상 도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선생님은 저희들의 정신적 지주십니다^^ 헤헤 答: 이 말을 知言窮理의 소재로 삼아보는 것이 어떨지? 인용하는 책의 쪽수를 말하지 말고 무슨 편 몇 장이라고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 │ 임수지: 선생님~ 답변 감사드립니다. 솔직히 선생님이 안계셨으면 저희끼리 논어 공부 시작할 엄두도 못냈을거에요.. 정말 큰 의지가 됩답니다! 저의 말을 知言해 보았는데 제가 진실되지 않은 말을 한 것 같진 않습니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꼭 무슨 편 몇 장이라고 쓰겠습니다! -[05/26-23:29]- 임수지: 선생님, 곰곰히 더 생각 해보니, 혹여 제가 교언영색한 것 처럼 비춰질까봐 속상해요ㅠㅠ 아닙니다 믿어주세요^^그럼 이만.. -[05/26-23:34]- 晴野: 나는 교언영색이 아닐 것이라고 믿습니다. 말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것은 그 내용뿐만 아니라 말투나 태도 등도 다 포함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가진 자가 정확해야 남을 바르게 잴 수 있습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자가 부정확하면 아무리 정확히 맞춰서 잘 재더라도 오차가 생깁니다. 그것을 공부해보라는 뜻입니다. 힘내세요. -[05/27-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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