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식간에 호혜적인 면은 父子有親 한 마디면 충분합니다. 부모와 자식은 서로서로 사랑하여 친하게 지내야 합니다. 어느 일방이 사랑하지 않으면 친하기 어렵지요. 그러나 부모와 자식 사이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고, 끊어도 끊어도 끊어지지 않는 숙명적인 관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친해야 합니다. 그것이 부모와 자식 사이에 놓인 운명입니다.

이것을 효를 가르치면서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지 않으면, 자식도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말하면 곤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효를 말할 때는 호혜적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에게도 자식은 효도를 해야 하며, 효도를 하지 않는 자식도 부모는 사랑해야 합니다. 어느 일방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내면 부자유친은 유지됩니다.

순임금이 못된 짓을 골라하는 아버지 고수에게 갖은 노력으로 효도를 한 끝에, 결국은 고수도 자식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맹자의 말은 이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식은 부모의 포악함을 피해 가야 하며, 그러면서도 부모를 미워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효입니다.

가정윤리의 측면에서는 그런 측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仁은 언제나 상호 호혜적인 것을 전제하지 않습니다. 상대가 나에게 무례하게 한다고 하여 나도 똑같이 무례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상대가 나에게 욕을 한다고 나도 독같이 욕을 하면 같은 사람이 되지요. 논어에 汎愛衆而親仁(널리 대중을 사랑하면서도 어진 사람을 더 친한다)는 것이 기본입장입니다.

교과서나 다른 책들에서 효나 사랑을 설명하면서 상호관계를 자꾸 말하는 것은 유가의 입장에서 보면 곤란한 점이 있습니다.

효의 호혜적인 측면을 가정윤리로 본다면 위의 부자유친의 입장과 통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고민이 있기를 빕니다.

교수님, 답변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효"에 대해  정확히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다시 한 번 질문 드릴께요 ^^:

교과서에 보면

<효 실천을 통한 가정 윤리 정립>이라는 단원에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효를 본래의 仁의 정신을 발휘하는 참다운 정신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부모님에 대한 자식의 지극한 섬김의 정신을 일차적으로 강조하고 가르쳐야 한다.

둘째, 효의 호혜적 윤리로서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 효에 대한 합리적 설득이나 실천 과정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강요해서는 안된다. 자녀의 부모에 대한 효만을 강조한다고 해서 가정 윤리가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 부모들은 인간 존엄성의 인식과 그 실천을 위하여 서로 존경하고 이해하면 협조하는 등의 화목한 가정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가운데,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 줌으로써 어린 자녀에게 바람직한 영향을 주어야 한다.

.... 이렇게 설명하면서 호혜적 윤리에 대해 이렇게 각주를 달아놓고 있습니다.

호혜적 윤리: 효에 있어서 부모에 대한 자녀의 의무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에 대한 부모의 도리도 중시하는 것이다.

음... 전 처음에 이 부분을 읽고나서  효가 호혜적 윤리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교수님 설명을 듣고 나서, 다시 이렇게 생각해보았습니다.

"효"라는 것은 교수님 설명대로 호혜적 윤리가 아니다. 교과서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가정 윤리를 정립하기 위한 방법을 말하는 것으로써 자식은 부모에 대해 효를 실천하고, 부모는 자녀에게 부모의 자식에 대한 부모다운 역할을 해야 함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즉, 서로 서로 자신의 역할, 도리를 다해야 가정윤리가 성립하는 것이다. 이렇게요 .

이렇게 이해하면 맞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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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교수님 질문이요 - 晴野 ┼

오랜 만에 이렇게 글을 대하니 반갑습니다. 그동안 공부를 많이 하였나 봅니다.
아래에 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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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님 질문이요 - 김선미 ┼
│ 교수님. 안녕하세요.
│ 오랜만에 질문하러 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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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윤리 교과서에서 "효"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 잘 이해되지 않아서요.
│
│ 다음은 <격몽요결>에서 제시한 효의 실천 방법 중 하나이다. 이것을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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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릇 부모를 섬기는 자는 한 가지 일이나 한 가지 행실을 감히 제 맘대로 하지 말며, 반드시 부모에게 여쭌 뒤에 행할 것이니, 만일 부모가 허락하지 않으시거든 반드시 자세히 말씀드려서 허락하신 뒤에 행할 것이요, 만일 마침내 허락하지 않으시더라도 또한 곧바로 제 뜻을 이루어서는 안 된다.

답변: 위 부분의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凡事父母者 一事一行 毋敢自專 必稟命而後行 若事之可爲者 父母不許 則必委曲陳達 頷可而後行 若終不許 則亦不可直遂其情也
번역에서 "만일 --- 부모"사이에 한 구절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채워 넣으면 "만일 할 만한 일을 부모가 ..."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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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서를 보면, 이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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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몽요결>에서 자식이 반드시 부모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첫째, 부모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자식의 결정이 옳지 못하거나 적어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 둘째, 부모의 경험과는 무관하게 부모의 뜻이 자식의 의지와 맞지 않을 경우에라도 자식은 부모의 뜻에 순종해야 한다는 도덕 원칙에 충실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심지어 부모의 뜻에 따르다 보면 현실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이 명약관화하더라도, 자식으로서는 반드시 부모의 뜻에 순종해야 한다는 절대적 명령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는 부모의 뜻에 따라야 하는 당위론적 근거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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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부분의 설명이 이해가 안됩니다.
│ 효라는 것이, 자식의 부모에 대한 일방적인 의무가 아니라 호혜적인 윤리라고 이해했는데, 두번째 부분을 보면 자식의 부모에 대한 무조건적인 순종/복종으로 이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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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해설서의 뒷부분에 이런 내용이 또 있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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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격몽요결>의 주장은 자식은 무조건 부모의 뜻에 따라야 한다는 측면보다는, 반드시 부모에게 먼저 여쭈어 보고 서로의 뜻이 맞지 않을 때에는 최대한 부모가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부모와 자식 간에 진실한 대화가 이루어지게 되며, 그러면서 예기치 못하던 좋은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답변: 이 부분의 설명은 좀 곤란한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 설명한 것은 지금 사람들의 이익을 위주로 하는 관점에서 주로 말한 것입니다. 격몽요결의 다른 구절을 보면, 효의 시작은 부모가 주신 나의 육체는 내 것이 아니라 부모의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므로 내 몸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내 행동을 내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그러니 법(도리)에 저촉되는 것이 아니면 그냥 부모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 옳고, 만일 도리에 어긋나는 것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간곡하게 설득해서 고치시도록 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효는 호혜적인 것이 아닙니다. 자식을 사랑하지 않은 부모라고 하더라도 자식은 사랑할 의무가 있습니다. 나의 목숨을 준 은혜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논어 시간에 토론한 것을 상기해보세요. 그리고 맹자의 순임금의 경우를 다시 보세요.
그럼 답변이 되었기를 기대하며.....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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