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바쁘실 교수님께 몇 가지 질문 올립니다.

1. 臣按。聖賢之說。或橫或豎。有一言而該盡體用者。有累言而只論一端者。今取體用摠擧之說。爲首篇。
聖學輯要 統說 第一單一章 의 앞 부분입니다.

그 중 橫說과 竪設을 각각 뭉쳐서 보는 橫看의 說, 상하전후본말로 분석해서 보는 竪看의 說로 제 멋대로 결론을 내린 후 다음 문장을 보았습니다. 만약 제가 橫說과 竪設을 비슷하게 유추해낸 것이라면 다음 문장이 橫說竪設과 연결된다고 봐도 되겠습니까? 一言과 一端이 橫說을 얘기하고, 體用과 累言이 竪設을 얘기한다고 봐도 되는지요. 의역서에는 橫說을 눕혀서 보고, 竪設을 세워서 본다고만 표현하거나 橫說을 곧바로 보고, 竪設을 에둘러 본다고 표현했는데 감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橫說竪設과 다음 문장을 연결짓고 싶습니다.

답: 성현이 말할 때 한 쪽에서만 죽 말해가는 것이 아니라, 가로로 즉 왼쪽에서 오른쪽, 혹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묘사해 가기도 하고, 때로는 세로로 즉 위에서 아래로 혹은  아래에서 위로 설명해 가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가로세로 왔다갔다 하면서 자유자재로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코끼리를 설명해 보세요. 어떻게 하는 것이 남에게 잘 전달할 수 있겠는지..... 횡설수설도 원래는 거기서 왔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횡설수설은 나쁜 뜻으로 씁니다. 잘 몰라서 이랬다저랬다 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율곡이 거기서 말한 것은 성인은 매우 잘 알기 때문에 자유자재로 상대에 따라서 혹은 상황에 따라서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그 뒤에 말한 것을 어떤 것이 횡설이고 어떤 것이 수설인지 정확하게 배당하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서 율곡이 말한 것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가로로 설명해가기도 하고, 세로로 말해가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말한 것도 있고, 저런 관점에서 말한 것도 있다는 뜻도 될 것입니다. 일언은 한 디 이란 뜻이고, 루언은 여러 말, 길게 한 말을 의미합니다.

"성현의 말씀은 혹은 가로로 하기도 하고, 혹은 세로로 하기도 하니, 한 마디 말에 체와 용을 모두 포함시켜 말한 것도 있고, 여러 말을 하여도 (체나 용) 한 쪽만을 논한 것도 있다." 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개인적인 궁금증인데요.. 성리학 관련 학회지나 연구지를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좋은 학회가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인터넷과 학술진흥원에 검색해도 제 능력 범위 밖인지 잘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그곳에 가입해서 정기적으로 어려운 논문 읽기 훈련을 하고 싶습니다.

이제 따뜻한 봄입니다. 졸업해도 귀찮게하는 어리석은 제자를 너그러이 봐주시고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