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에 대한 질문입니다.(개론) |
 이름: 晴野 2012/10/13(토) | |
 Re..율곡에 대한 질문입니다. ================================ ┼ ▨ 율곡에 대한 질문입니다. - 개론 ┼ │ 안녕하세요 교수님? │ 지난 번 순자에 관한 부끄러운 질문에 친절히 답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강의를 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 율곡 선생님에 대해 질문드릴께 생겨서 들리게 되었습니다. │ │ │ 아직 많은 논란이 있는걸로 압니다만, │ 주자가 마음을 리와 기의 합으로 보고 마음이 본체와 현상의 두 측면을 모두 가진 것으로 보는 반면 │ 율곡은 마음을 기로 봄으로써 마음의 현상적 측면에 국한하여 이해함으로써 │ 주자의 핵심이었던 '심통성정' 명제를 벗어나는 시도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答: 마음은 본래 體와 用을 겸하고 있는 것입니다. 위에서 리를 본체로 氣를 현상으로 표현한 것은 잘못입니다. 심을 理氣合을 위주로 보는가, 氣를 위주로 보는가 하는 문제는 좀더 많은 설명이 필요한 것같습니다. 주자가 심을 기로 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것만 가지고 주자와 율곡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결국 심 자체에 대한 이해를 조금 더 해야 할 것같습니다. │ │ 이를 토대로 본성을 정의하는데 있어서도 주자가 성즉리를 주장하여 본연지성이 理임을 밝히는데 반해, │ 율곡은 인간의 본성이란 처음부터 기질지성임을 밝히고 '본성은 리와 기의 합이다' 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압니다. │ │ 이러한 율곡의 주장을 미루어보아 제가 의문이 드는 점은 율곡의 저서에서(답안응휴, 답성호원) │ 본성을 혼용하고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 │ 예를들어, │ │ '본성은 감정의 근본일 뿐, 감정의 발생을 주도하는(發) 것은 아니며, 그런 점에서는 기발이다' │ '기발이승의 의미는 理인 본성이 감정의 근본이 된다는 의미이다' │ '미발의 리는 본성으로서, 이발의 감정의 근본이 된다' │ │ 이 세 문장에서 본성이 의미하는 바가 본연지성 같아보입니다. 이것이 결국 '리준칙 기동인설'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는데 율곡이 본성을 기질지성이라고 정의한 것과 다르게 보여서 혼란스럽습니다. │ 이것이 번역상의 문제인건지 혹은 제가 이해를 잘못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答: 우선 성이 리기합이라고 하는 것과 기질지성이 리기를 겸하여 말한다고 하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같지 않습니다. 성을 리기합이라고 하는 것은 性이 되려면 본질적으로 氣와 결합해야 비로소 리가 아닌 성이 된다는 것으로서 그 氣에 품부되는 리의 순수성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기질지성의 경우는 그 순수한, 즉 본연의 성이 氣에 의해 제약 당해서 순수하지 못한 측면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냥 간단히 말하면 성을 리기합이라고 하는 것은 리와 성의 구분을 위한 설명이고,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은 성이 된 후 다시 그 성과 기질의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를 다루는 것입니다.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의 문제는 이 게시판에 많이 있으니 검색해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또 제 논문 중에도 성에 관한 것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글로 다 설명하기에는 너무 벅찹니다. 율곡도 성을 말할 때는 본연지성을 위주로 합니다. 필요한 경우에만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으로 나누어서 말합니다. 위의 예를 든 문장은 정확한 원문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떤 점에서 보면 율곡의 글을 그대로 번역한 것은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다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혹 원문을 아시면 가르쳐 주세요. │ │ 다른 한 가지 더 궁금한 점은 율곡의 인심도심에서 │ │ 외부자극에 의한 반작용으로서 발생되는 감정이 동기에 따라 인심과 도심으로 나누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나서 반성적 의식을 통해서 인도심이 바뀔수 있고 그것의 최종적인 결과로서 사단칠정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 그런데 인도심이 情과 意를 포함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서 │ │ 1. 외부자극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감정이 발출되고 그것이 반성적 의식(意)를 거치고 나서 인도심으로 갈라지게 되는 것인지 │ 2. 감정이 발출되는 시점에서부터 인도심으로 갈라서게 되고 그것이 반성적 의식(意)을 거쳐서 인도심이 서로 변화될 수 있는 것인지 │ │ 궁금합니다. │ │ 제가 더 생각해본 바로는 주자나 이황과는 다르게 지각판단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외부자극에 대해 갑자기 드러나는 감정이고 율곡의 저서에서 감정은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다는 주장을 미루어보아 1번의 문장이 더 타당해보이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인심이 도심으로 바뀌는 매커니즘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 意를 포함하여 정의되는 인도심이 1번 문장을 따르다면, 인도심이 갈라서는 그 시점에서 다시 意에 의해 변화되는 것을 설명하기가 참 애매모호 한 듯합니다. 答: 2번이 더 정확합니다. 율곡은 先情後意를 분명히 합니다. 즉 情이 먼저 뻗쳐나오고, 그를 계기로 하여 意가 작용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인심도심은 정과 의를 모두 포함한다고 하므로 처음 나오는 정을 가지고 인심도심을 나눌 수도 있고, 그 뒤에 意(이미 情을 머금고 있음)를 가지고 인심도심을 나눌 수도 있습니다. 이를 人心道心終始說이라 합니다. 정이 처음 發出할 때 항상 도심이 되려면 평소에 그만큼 수양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항상 도리에 맞게 정이 나옵니다. 정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다는 말은 어폐가 있습니다. 그것은 수양을 부정하는 것이 됩니다. 다만 항상 정이 도리에 맞게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지요. 도심으로 시작하여 도심으로 끝나는 것이 최상입니다. 답변이 좀 부실하네요. 기본적인 성리학 개념과 연관된 문제가 많아서 일일이 다 글로 다 쓰기에는 너무 힘이 듭니다. 필요하면 전화하세요. 말로 더 설명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직 율곡과 퇴계의 문제에 대한 입장을 확실하게 정리하지 못한 점도 있습니다. │ │ │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갑작스레 추워졌는데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 감사합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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