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질문드립니다.(장영조) |
 이름: 晴野 2025/2/5(수) | |
 Re..맹자 질문드립니다. ================================ ┼ ▨ 맹자 질문드립니다. - 장영조 ┼ │ 교수님 안녕하세요. 유아교육과 장영조 학생입니다. │ 교수님 설 명절은 잘 보내셨을까요? 2025년에도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라겠습니다.ㅎㅎ │ 1학년 때 교수님의 공자 수업을 들었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제가 4학년이 되었다니 세월이 참 빠른 것 같습니다. │ 4학년이 되어 겨울방학 때 임용공부를 하다 궁금한게 있어 교수님께 여쭤봅니다. │ │ 맹자 관련하여 질문 드립니다! │ │ 1. 공자는 하늘이 인간에게 인을 주었다고 했는데, 맹자는 하늘이 인간에게 인만을 주었다고 보았나요? 아니면 인, 의 2가지를 주었다고 보았나요? 아니면 4단(인의예지)모두를 주었다고 보았나요?? 답: 이것은 동양철학의 논리구조를 먼저 이해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나의 체용논리학을 잘 보세요. 내가 작년에 발표한 [동양윤리 교육의 방향 모색]이란 논문이 있으니 참조하세요. 내 홈페이지 아래 쪽 동양윤리 분야 논문에 있어요. 서양의 논리구조로는 해결이 안 됩니다. 인을 우선 사랑이라고 보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하여 무엇이든 그가 하고 싶어하는 일이면 도와주고 싶어 합니다. 그것은 좁은 의미의 인입니다. 그러나 그가 도박에 빠지려고 하면 못하게 막습니다. 그 못하게 하는 것은 의입니다. 그러므로 사랑 속에는 의가 들어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에 인의를 합쳐서 인 하나라고도 할 수 있고, 나누어서 인의 둘이라고도 할 수 있고, 인의예지 넷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 │ 2. 책에 '인의는 예지의 바탕을 이룬다, 인의가 근본이 된다'라고 나와있는데 예지는 인의때문에 생겨난 것인가요? 그러면 결국 하늘은 인간에게 인의만 준건가요? 답: 위의 문제와 같은 것입니다. 내가 처음 친구를 사귈 때 그를 자주 만나면서 친해지고 정도 들고 하면서 사랑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인입니다. 그렇게 사귀다가 어느 날 보니 그 친구가 도박에 빠져들려고 합니다. 그러면 위에서와 같이 제지합니다. 그게 義입니다. 여기서 처음부터 나는 친구가 도박에 빠지려고 하면 제지할거야 하는 마음을 먹고 사귀기 시작하지 않습니다. 그냥 좋아서 친해지려고 다가가는 것이지요. 그래서 인 속에 의가 있다고 하는 것이고, 사랑 속에 제지하는 것이 들어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그가 도박에 빠지려고 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혹 알아도 제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사랑이 바탕이 되니까 자연적으로 제지가 나오는 것입니다. 인이 바탕이 되어 의가 나오는 것입니다. 반대로 의가 먼저 바탕이 되면 인이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 혹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나에게 충고하려고 하면 반발심이 먼저 생겨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내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 즉 아무 관심도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가 무슨 잘못을 하는지 알기 어렵고 알아도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인을 바탕으로 하는 것입니다. 예도 그렇습니다. 사랑하니까 예의 바르게 하지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욕을 하거나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말이나 행동을 예쁘게 하지요. 그것이 예입니다. 도박을 하지 못하도록 제지할 때도 좋은 말로 잘 타이릅니다. 그것 역시 예입니다. 그 속에 智가 있습니다. 친구가 도박에 빠지려고 한다는 것을 아는 것도 지이고, 도박이 나쁘다는 것을 아는 것도 지이고, 어떻게 타이르면 알아들을 것인지를 아는 것도 지입니다. 이런 것을 하늘이 주었다는 것은 성선설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늘이 우리에게 착한 본성을 주었다고 공자는 생각합니다. (물론 그 하늘은 나의 부모입니다. 또 부모의 부모입니다.) 그 착한 본성은 다른 사람을, 나아가 만물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 사랑하려는, 사랑하고 싶은 본성 대로 하는 것이 인입니다. 그 인한 본성대로 하는 것이 도리입니다. 그것을 성즉리라고 합니다. │ │ 3. 의는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구분하는 사회적 정의인데 왜 의의 근본이 경장(敬長)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 저는 의가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구분하는 사회적 정의라고 해서, 의는 친구를 때리는 일은 옳지 않아!라고 판단해주는 그런 역할을 한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왜 경장(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이 의의 근본이라고 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의는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친구 때리는 일 등과 같이 일상적인 일이 아니라 어른을 공경하냐 안하냐 관련해서만 옳고 그름을 판단해주는 건가요? 답: 우선 의를 사회적 정의라고 표현하는 것은 좀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동양에는 서양식의 사회적 정의를 표현하는 것이 없으니 의를 가져다가 그렇게 말하는 것 뿐입니다. 유가에서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처럼 나로부터 온 세계로 같은 (義가 포함된) 仁의 도리를 확장해 갑니다. 온 국민을 사랑합니다. 그 속에서 잘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미워합니다. 그렇게 해서 사회 정의를 실현합니다. 경장은 그 앞에 親親仁也, 즉 '어버이를 친하는 것이 인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또 여기서 경장의 長은 兄을 의미합니다. 결국 부모와 형제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형보다 부모를 더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義와 不義를 따지는 출발점이 된다는 것입니다. 즉 가정내에서 아주 미세한/사소한 차이를 구분하는 것에서부터 의가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의는 큰 잘못이나 악한 일을 미워하는 것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아주 사소한 것부터 작은 잘못을 미워하는 것도 의입니다. 이런 정밀함은 가정내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과 형제를 사랑하는 마음의 크기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아는 것부터 義가 시작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것을 가지고 사회에 나아가면 우리 학교 우리 학과를 구분할 수 있고, 또 그들의 잘잘못도 따질 수 있습니다. 이런 훈련이 가정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 │ 4. 호연지기와 관련하여 질문드립니다. │ 맹자 원문에 호연지기 나오는 내용을 보고 궁금한 점이 생겨서 여쭤봅니다. │ 원문의 내용은 '맹자가 말했다. 나는 남의 말을 알고 또한 호연지기를 기르는 데 능하다. 공손추가 물었다. 그것은 무엇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말로 하기가 어렵다. 그 기운은 지극히 크고 강해 바르게 길러 방해만 하지 않으면 천지사이를 가득 메우게 된다. 또 그 기운은 도와 의를 짝을 삼고 있어 만일 이것이 없으면 이내 위축되고 만다. 호연지기는 의가 모여생기는 것이지 의가 밖으로 밀고 들어와서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입니다. │ │ 4-1-1) 원문에서 호연지기를 기르는 방법이 配義與道(배의여도), 그 기운은 도와 의를 짝을 삼고 있어 만일 이것이 없으면 이내 위축되고 만다. 라고 나와있는데, 왜 도와 의를 짝으로 삼고 있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 │ 그래서 고민을 해보았는데, 의를 통해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구분해서 바른길로 나아가야 해서 그런건가요? │ 근데 책에 의=사람의 바른길. 이라고 나와있었는데, 그러면 의와 도는 같은게 아닌가요? │ 그럼 결국 의와 도를 짝으로 삼는게 아니라 의만 가지고 있으면 되지 않나요? 왜 의와 도를 짝으로 삼아야 하는건가요? 답: 마지막 결론으로 말한 것 매우 좋습니다. 그래서 그 아래에서는集義所生이라고 하여 義만 말하였습니다. 다만 의는 두 가지로 쓰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인의예지의 義로서 자기 마음을 절제하여 바른 길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렇게 절제해서 나온 道義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도는 넓은 의미, 즉 포괄적인 의미를 가진 것으로 말하는 것이고 의는 구체적인 사항에 대하여 말하는 것입니다. │ │ 4-1-2) 의 말고 인이나 예나 지 같은 나머지 사덕 중에 하나를 짝으로 삼으면 안되나요? 왜 도와 의를 짝으로 삼고 있는건가요? 답: 그래서 학생의 생각처럼 그 아래에서는 義만 말하였습니다. 사덕은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본성을 구체적으로 나누어 말한 것이고,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도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도둑질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은 도이고, 아무리 배고파도 도둑질 해서 먹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은 의입니다. 그래서 의와 도가 모두 필요한 것입니다. │ │ 4-1-3) 도와 의를 짝으로 삼고 있는데, 이때 '도'는 하늘이 알려준 바른길 같은 느낌으로 이해해도 괜찮을까요? 옳고 그름을 의를 통해 판단해서 하늘이 알려줬던 바른 길로 나아가는 그런 느낌으로 이해를 해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답: 예 분위기는 그렇게 생각해도 좋습니다. 유가의 하늘 속에는 나와 모든 사람들이 그 하늘의 일부입니다. 다만 [중용]에 率性(솔성), 즉 '본성대로 하는 것이 도이다.'라고 하여 나와 만물의 본성으로부터 도가 정해지는 것입니다. │ │ │ │ 4-2. 원문의 '호연지기는 의가 모여 생기는 것이지 의가 밖으로부터 밀고 들어와서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와 관련하여 질문드립니다. │ │ 4-2-1)호연지기가 의가 모여 생기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습니다. │ 호연지기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을 가져야 하는데, 옳고 그른걸 분명히 알려주는 의가 모이면 내가 뭐가 옳고 뭐가 그른지 명확히 알게되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옳은 걸 선택할 수 있게 되어서 부동심이 생기게 되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호연지기가 생기게 되어서 호연지기는 의가 모여서 생기는 건가요?? 답: 역시 분위기는 좋습니다. 義를 모은다는 것은 아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의로운 일을 반복적으로 실천하여 옳은 일을 축적하면 저절로 호연지기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맹자에서는 그 아는 것을 知言과 연결하여 말하였습니다. │ │ 4-2-2) 그런데 '의가 밖으로부터 밀고 들어와서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라는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 의가 밖으로부터 밀고 들어왔던지 안으로 부터 들어왔던지 일단 들어와있으니까, 즉 의가 있으니까 호연지기가 있게 되는거 아닌가요?? 왜 밖으로 부터 밀고 들어와서 있게 되는게 아닌가요?? │ │ 아니면, 혹시 의는 우리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4덕중에 하나여서, 의가 원래부터 우리 안에 있으니까 밖으로부터 밀고 들어온게 아니라는건가요? 답: 우리가 항상 착한 일, 옳은 일만 하고 살면(이것이 集義임), 언제 어디서든 당당하게 자기의 옳은 주장을 펴면서, 옳은 일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누구도 나의 과거 잘못을 들먹이며 겁박할 수 없습니다. 이때 나의 모습에서 뿜어나오는 당당한 기상, 거기에 호연지기가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호연지기는 이상한 물건이 아닙니다. 자주 보기 힘든 것 뿐입니다. 이런 호연지기는 어느날 갑자기 밖에서 가져와서 내가 가질 수 없다는 것이 '밖으로부터 운운'이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 │ 4-2-3) 밖으로부터 밀고 들어왔다는건 어른이 '너 ~해야지 의로운 행동이야'라고 시켜서 의로운 행동을 하는건가요? │ 우리 안에 있는 의를 확충하는게 아니라 우리 안에 의가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외부의 힘에 의해 하는 의로운 행동은 의가 밖으로부터 밀고 들어온거여서 진정한 호연지기가 아니다. 라는 말을 맹자는 하고자 한건가요?? 답: 위 질문에서 답변이 된 것 같습니다. 호연지기는 다른 사람이 나에게 줄 수도 없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서 빌려 올 수도 없는 것입니다. 내가 평소에 도리에 맞는 일만 하고 살면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 당당해질 수 있습니다. 그 당당한 모습 속에 알 수 없는 아니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아우라 같은 기운 돕니다. 그것을 호연지기라고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호연지기를 알게 하려고 애쓸 일이 아니라 착한 일을 열심히 하면서 살면 됩니다. 질문이 다 좋습니다. 생각도 바르게 하고 있고요. 이해하지 못하고 외우기만 하는 것은 공부가 잘못된 것이고 나중에 학생들에게 제대로 가르칠 수도 없습니다. 철학은 암기 과목이 아닙니다. 질문을 묵히지 말고 언제든 하세요. 내가 나는 대로 답하겠습니다.글로써 부족하면 전화하세요. 힘내세요. 아자~~아자~~ │ │ │ 공부를 하다 정말 모르겠어서 계속 고민하다가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해 교수님께 여쭤봅니다. │ 이렇게 공부하다 모를 때 여쭤볼 수 있는 소통창구가 있어 너무 감사합니다. │ │ 그냥 외우고 넘어가면 될 걸 다른사람과 달리 너무 고민을 하며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게 아닌지 걱정도 되고, 제 질문은 다른 친구들이 궁금해하지 않는 너무 수준이 낮은 질문이라 질문드리는 교수님께 죄송하기도 합니다...ㅠㅠ │ 열심히 공부해서 교수님께 질문하는 수준을 높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ㅎㅎ │ │ 입춘이지만 한파가 찾아왔다고 합니다. 추운 겨울 잘 보내시고 감기도 조심하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항상 감사드립니다. 질문에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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