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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사(2000.11)   컴퓨터가 대중화되기 시작한지도 벌써 10여년이 흘렀다. 처음에는 한 해가 멀다하고 신기종으로 바꿨다. 구기종은 기본적으로 속도가 느려서 작업을 하는데 다소 불편하였기 때문이다. XT에서부터 AT, 386, 486으로 바뀌었고, 펜티엄으로 향상되었으며, 지금은 펜티엄Ⅲ까지 나왔다. 그러나 지금은 새 것으로 바꾸는데 별로 큰 관심이 없다. 이제는 초기 펜티엄만으로도 일상적인 작업을 하는데 큰 불편이 없기 때문이다. 운영체제나 기본적인 응용프로그램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는 워낙 기능이 부족하였기 때문에 신판이 나오면 많은 관심을 가졌고, 어떤 기능이 추가되었는가를 찾아보았다. 그러나 지금은 신판이 나와도 별로 관심이 없다. 하안글 97만 가지고도 일상적인 작업을 하는데 전혀 불편이 없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인터넷으로 관심이 옮겨졌다. 초기에는 워낙 속도가 느려서 빠른 속도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이것도 1, 2년 안에 안정이 될 것이다. 그럼 그 다음은 무엇이 문제가 될까? 이제는 다시 내용이다. 빠르고 편리한 컴퓨터와 인터넷 선을 이용하여 주고받을 내용이다.   그렇다. 이제는 내용이 문제가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아무리 도구가 편리하고 빨라도 알맹이가 없다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찌하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전공학점은 45학점으로 내려갔다. 45학점 정도의 전공공부를 한 교사가 가르칠 수 있는 내용 정도는 앞으로 인터넷에 넘쳐날 것이다. 컴퓨터 자판 몇 번만 두드리면 순식간에 그런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언제까지 교과서에 줄 쳐주면서 외우라고 닥달하는 교사로 남을 것인가. 이제는 그것도 할 수 없는 것을... 학생들은 이미 인터넷을 통하여 뭐가 중요하고 뭐가 중요하지 않은가 하는 정도는 미리 다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교사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교사가 되려는 여러분은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시대를 앞서서 준비해야 한다. 이제는 컴퓨터가 할 수 없는 것을 해야 한다. 사람이 컴퓨터의 정보처리 능력을 당할 수는 없다. 컴퓨터가 할 수 없는 '생각'을 해야 한다. 아무리 컴퓨터가 발달하여 사고력을 가진다 하여도 사람과 같이 무한대의 변화 가능성에 대처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만일 컴퓨터가 사람의 사고력을 능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면 그 때는 인간이 파멸의 길로 갈지도 모른다. 그럼 그 때는 너도 나도 없어질지도 모른다. 그것은 그때 가서 걱정하더라도 코앞에 닥친 교사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그것은 생각하는 교사이고, 학생들의 생각을 열어주는 교사일 것이다. 학생들 보다 훨씬 높은데 올라서서 학생들의 생각을 열어줘야 한다. 교사가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생각은 의문을 품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의문이 있으면 묻고, 물어서 다시 생각하고, 그리하여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분별할 능력을 가져야 한다. 생각 없는 교사는 이제 교사 아니다.(20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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