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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교육 어디로 가고 있는가? 윤용남(윤리교육과)   얼마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또 예년에 그랬던 것처럼 어떤 학생이 시험을 잘못 치렀다고 하여 세상을 떠났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시험이 전부가 아닌데……   언론에서는 시험의 난이도가 어떻고, 학생들의 실력이 어떻다고 야단들이다. 그러나 정작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발랄했던 어린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그 진취적 기상이 줄어들기 시작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갈 즈음이면 거의 말살된다는 것이다. 학문에 대한 열정이나 높은 이상도 없이 좋은 성적을 받아서 그럴 듯한 직장을 얻는 데에만 급급하다. 하루 하루를 먹고살기 힘든 사람처럼, 오랫동안 세파에 찌든 사람처럼 학점에 매달려 대학생활을 한다.   오늘날 사회가 극도의 경쟁사회가 되어 이것저것 돌아볼 겨를이 없다는 것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목표를 분명히 하고 왜 공부해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공부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나 그런 것을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단지 근시안적으로 성적이 얼마만큼 올랐느니 내렸느니, 대학 합격선이 어떻느니 하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이런 것들이 젊은 학생들을 어떤 사명감이나 이상도 없이 그저 하루 살기 바쁜 삶의 역군으로 내몰고 있다.   조선시대의 대학자인 율곡(栗谷)선생은 학생교육을 위해 [격몽요결(擊蒙要訣)]을 저술하면서 立志章을 제1장으로 하였다. 거기서 율곡은 학문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성인(聖人)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하였다. 여기서 성인이란 사리사욕을 버리고 만인을 두루 사랑하면서 모든 일을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사람을 뜻한다.   또 [삼국유사]에도 환인이 환웅을 인간세상에 내려보낸 것은 "홍익인간(弘益人間)", 즉 널리 인간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지금도 우리나라의 교육이념으로 표방되고 있기는 하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교육은 어떠한가? 그런 이념이 사라졌다. 아무도 그런 것을 강조하지 않는다. 만일 국가와 민족, 아니 세계인류를 생각한다면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소질을 계발하여, 선천적으로 주어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 사람의 얼굴 모양이 모두 다르듯이 각자 타고난 소질도 다르다. 그것이 조물주의 뜻이다. 서로서로 각자의 재능을 발휘하여 서로 남을 도우며 조화롭게 살라는 것이다. 획일이 아니라 다양성의 조화요 통일이다.   또 우리가 말하는 국가와 민족 대신에, 서양에서 말하는 자아실현을 생각하더라도 각자의 소질을 찾아내어, 그것을 계발하고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런데 대학 입시생들은 아직 자기 소질도 제대로 모른 채, 좋은 대학, 인기 과에 합격할 눈치만 보고 있다. 대학에 가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연마하겠다는 각오도 없이……. 그러니 대학은 자기 연마의 장이요, 학문의 전당이 아니라, 좋은 학점을 받는 곳일 뿐이다.   만일 이런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한다면 적어도 중학교 정도에서는 각자의 소실을 찾아주고, 고등학교에서는 소질 계발을 위한 기초 교육을 하고, 대학에서는 자기 전공을 심화시켜 전문가가 되게 해야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부수적으로 경쟁이 지금처럼 심하지도 않을 것이며, 대한민국의 모든 학생을 동일한 시험지로 평가하겠다는 발상도 하지 않을 것이며, 설혹 그렇게 한다 하더라도 그 성적이 나쁘다고 비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세상의 만물은 각자 타고난 재주로써 남을 돕고, 그것으로 먹고산다. 남보다 못한 재주로 남을 이기려고 하는 것은 죄악이다. 성신학보 426호(2002년 11월 18일) 권지혜: 제 홈피로 옮기겠습니다...^^ -[10/09-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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