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뭔지?(5)

사는 게 뭔지를 안다면 무엇 하러 여기 와서 담배를 피우겠나? 모르니까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니냐? 그럼 여기서 앉아 있으면 답이 나올까? 글쎄, 혹시 나올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안나올지도 모르지. 항상 그런 가능성과 불가능성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 거야. 죽을지도 모르고 안 죽을지도 모르고. 그러나 결국은 죽고 말겠지. 그래, 결국은 어느 종착역이 있을 거야. 그것이 영원한 종착역이 될 지는 잘 모르지만. 어쨌든 종착역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 그 종착역에 다다르면 나의 삶도 끝나고 말겠지.

그럼 그 종착역에 다다르는 길은 무얼까? 그 길은 직선일까 곡선일까? 나는 그 길은 곡선이라고 확신할 수 있어. 직선은 반듯하거든. 그런데 이 삶은 반듯한 것 같지 않아. 돌고 돌아서, 굽고 굽어서 가는 길이 이 삶의 길인 것을 볼 수 있어. 노자(老子)의 말처럼 曲卽全(곡즉전: 굽은 것이 온전하다)인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이 삶의 길은 오르막길, 내리막 길, 굽은 길, 휜 길, 가지각색의 길이지. 그 길을 가다보면 곧은길도 나올지 몰라. 그러나 그 길이 어디 오래 가겠는가? 그것도 잠시뿐, 다시 곡선의 길이 나오겠지.

뭐가 즐겁고 뭐가 괴로우냐?

즐거운 것도 꿈, 괴로운 것도 꿈, 모두가 꿈이고 모두가 허망한 것이요. 모두가 그런 것인데, 뭘 즐거워하느냐? 나는 즐거움도 슬픔도 없으리라. 하지 않으리라. 다 꿈같은 것이니 눈감고, 귀 막고, 오로지 담담하게 살아가리라. 내가 할 일이나 열심히 하면서, 묵묵히 살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