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54 조회: 1347 추천:

사는 게 뭔지?(34) 431602081333 사람은 왜 사는가? 죽음을 예찬하는 사람도 있는데, 왜 살려고 발버둥인가? 사실은 自殺하는 사람들까지도 生意의 격동에 못이겨 죽는 것이지, 정말로 삶 자체가 싫어서 죽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즉 적어도 평범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이 죽는 경우는 드물다. 살려는 몸부림 속에서 그 욕심을 못 채워서, 또 다른 生을 택했을 뿐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냉정한 입장에서 生을 멀리하고 죽음을 택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면 왜 사는가? 이유는 하나, 살기 때문에 사는 것이다. 단지 살아 있기 때문에 사는 것이다. 누구의 강요 때문도 아니며, 살아야만 하는 必然性 때문도 아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주의 수레바퀴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生意로 가득찬 宇宙의 森羅萬象과 더불어 함께 하고 있음을 뜻한다. 우주는 무엇이고, 우주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주는 나의 둘레고 울타리며, 나의 延長이다. 우주와 나는 하나면서, 둘이고 둘이면서도 하나다. 宇宙의 일렁임 속에 나는 따라서 출렁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宇宙가 살아 움직이고 있는 한 나는 죽을 수 없다. 宇宙여! 生動을 계속하여라. 그러면 나도 나의 生을 포기하지 않으리라. 그렇다면 나는 다만 受動的으로 살고 있다는 말인가? 아니다. 나는 우주를 적극적으로 受容하고 있는 것이지, 결코 소극적인 것이 아니다. 나의 生 속에 宇宙의 生意를 가득 채우고 있으므로 나는 죽을 수 없으며, 기쁘게 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우주의 生氣가 힘차게 뻗쳐 나오고 있는데, 어찌 나의 生을 포기하랴! 그러므로 나의 삶과 宇宙의 삶은 둘이 아니며 하나다. 우주의 삶은 철두철미 眞實뿐이요 妄이 없다. 만일 우주의 일렁임 속에 단 한번, 단 한 순간이라도 심술궂음이 있다면, 우주 안의 모든 존재는 존재할 수 없다. 모두가 한 용광로, 한공꼴(太一球相)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우주는 항상 眞實無妄하므로 우주 안의 모든 존재는 그것을 철석같이 믿고 조용히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生을 포기하지 않고 生을 享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우주를 배반한다. 한 순간도 不信感을 주지 않는 그 우주를 배반한다. 왜냐하면 人間의 마음은 한시도 철석같이 믿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번 철석같이 믿었다고 하더라도 돌아서면 半信半疑한다. 또 인간의 역사가 그것을 그렇게 하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人間史는 不信史다. 왜 그렇게도 철저히 不信 속에서만 살아왔던가?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우주를 욕한다. 왜 그렇게도 우주가 자기에게 非友好的이냐고. 어떤 철학자는 인류문화의 발전은 자연과의 鬪爭史라고까지 당돌하게 말하고 있다. 싸움은 1:1로 相對할 때 일어나는 것이지, 혼자서 싸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우주의 진실을 배반하고 그를 자기의 敵으로 삼았다. 그러나 그것은 여전히 어리석은 짓이요, 끝없는 실패만 거듭할 뿐이다. 우주는 인자한 모습으로 웃고 있다. 인간이 어리석음을 깨닫고 자기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괭이로 쪼고 칼로 갈갈이 찢어도 우주는 여전히 태연할 것이다. 묵묵히 인간의 참회의 날을 기다릴 것이다. 그 날이야 말로 우주의 축제가 벌어질 날이요, 진정으로 인간이 태어나는 날일 것이다. 지금 인간이 살고 있는 것은 우주의 일렁임 속에서의 거짓된 삶이요, 물질의 享有일 뿐이다. 그러므로 名實 共히 인간이 사는 길은 참 마음으로 진실하게 사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우주의 眞實을 이해하고, 그리로 돌아가는 것이며, 그를 바꾸지 않는 것이다. 그 날이 바로 인간의 제2의 生日이 될 것이다. 431602162147

10

번호	제 목	조회	추천
55	사는 게 뭔지?(35)	1422
54	사는 게 뭔지?(34)	1347
53	사는 게 뭔지?(33)	1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