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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天錫의 [현대사회와 충효사상] 讀後 斷想 天園 吳天錫선생의 저술 [외로운 성주]에 있는 {현대사회와 충ㆍ효사상}이란 논문은, 어느 친구의 ‘요즈음 젊은이들의 희박한 효사상을 복귀시킬 방법이 없겠느냐?’는 질의에 답하는 글이다.   선생은 20세부터 30세까지 약 10년동안 미국에서 교육학을 연구하고 귀국하여 선진국의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을 우리나라에 전수하는 역할을 맡았던 선각자다. 또한 우리 문화와 서양 문화의 장단점을 공정하게 비교해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혜안을 가진 인물이다. 그러나 동양철학을 전공한 본인과 그 관점이 같을 수 없으므로 다른 해석과 견해가 없을 수 없다. 이에 외람되지만 선생의 견해를 먼저 정리하고 본인의 생각을 간략하게 펼치고자 한다. 효 관념은 서양에도 있지만, 동양에서만 최고의 미덕으로 중요시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선생은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공자 시대의 혼란한 시대상을 치유하기 위한 실천윤리로서 오륜을 내세웠고, 효는 그 중의 한 규범이다. 둘째, 공자 시대는 권위주의 사회였고, 어버이의 권위를 인정하는 가부장적 가족제도에 입각한 효사상은 강자의 윤리이다. 선생은 또 “혈육관계에 따른 애정 관념은 보편적인 것”인데 왜 동양에서만 특히 강조하는가? 선생은 동양의 우주관ㆍ자연관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동양은 나뭇가지처럼 드러난 현상보다 그 밑에 숨어 있는 뿌리인 근본을 중시하는데, 나의 뿌리는 부모이므로 내 생명의 뿌리인 부모의 은혜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 효라는 것이다. 그래도 또 의문이 남는다.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는 인류세계의 보편적 현상인데, 왜 동양에서만 보은을 강조하는가? 선생은 동서양의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를 보는 관념이 다르다고 한다. 동양은 부모의 사랑을 은혜로 보지만, 서양은 의무로 본다고 한다. 이렇듯 동양에서 강조하였던 효사상이 붕괴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선생은 산업사회로의 전환에 수반된 전통적 대가족제도의 붕괴, 민주화에 따른 자유ㆍ평등 등 현대사조의 보급, 물질주의 및 개인주의 팽배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이런 이유로 현대사회에서 효사상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기는 어렵다고 보면서, 평등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하여 새로운 윤리로 대치하고자 하였다. 그것이 충(忠) 즉, loyalty이다. 부모, 자식, 국가, 사회 등 누구에게나 충을 하면 훌륭한 도덕규범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전통사회의 윤리로서 변천된 현대에 사는 젊은 세대를 이끌려하는 과오를 범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고 결론하였다. 다음에 본인의 견해를 제출한다. 맹자가 일찍이 설파하였듯이 유학은 인의(仁義)의 덕행을 바탕으로 하는 사회이고, 서양은 이익을 중시하는 사회이다. 인도(仁道)는 사랑하는 것인데,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먼저 사랑하는 사람은 부모이다. 부모를 사랑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라 가장 자연스런 감정이요, 현상이다. 부모가 눈앞에서 사라지면 우는 것이 그 사랑의 표현이다. 이 핏덩이 어린애에게는 어떤 의무감도 없다. 그냥 부모가 곁에 있으면 편안하고 좋아서 저절로 그러는 것일 뿐이다. 이 어린애가 점점 자라서 독립하기 시작하면, 점점 부모와 멀어지고, 그만큼 사랑도 식는다. 그러는 사이 부모는 늙고 병들어 자식이 그립고, 자식이 곁에 있으면 편안하고 좋다. 이제는 부모가 어린애 같이 자식을 찾는다. 그때 뿌리치지 않는 것이 효이다. 부모 자식 간에 사랑이 있는 동안은 의무가 아니다. 사랑이 식은 자리를 메우는 것이 의무이다. 그런데 동양은 이 정(情)을 중심으로 사회체계를 세웠기 때문에, 가장 원초적으로 정이 우러나는 부모와 자식간에 정을 유지하라는 것이다. 부자유친(父子有親)이 무너지면 사회 전체가 무너진다. 그러나 서양은 이익을 얻기 위해서 의무를 이행하는 이익사회이다.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려면 이익도 포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남녀가 서로 좋아하다가 애기를 낳았으니, 의무적으로 길러야 한다. 부모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수행한 의무에 대하여 내가 갚을 은혜도 없다. 인간적인 정이 넘치는 인정(人情)사회로 갈 것인지, 이익이 보장되는 이익사회로 갈 것인지는 우리들이 선택할 문제로 남아있다. (社)天園吳天錫紀念會 발행, [天園 吳天錫紀念會소식] 제38호, 2007.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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