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신문 9월 1일자 칼럼

  “진정한 미래형 교육은 인간 성찰을 위한 도덕교육에 있다.”

  미국에는 소외계층들에게 ‘인문학 교육’을 통해 삶의 의미와 가치를 깨달아 새 삶을 시작하도록 일종의 계기를 주는 ‘클레멘트 코스’라는 것이 있다. 한국에서도 삶의 정체에서 헤매던 재소자와 노숙인, 성매매 피해 여성 등에게 인문학 교육을 통하여, ‘희망의 인문학’이라는 이름의 이른바 ‘클레멘트 코스’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다. 직업 기회를 제공하며 회생을 도울 때에도 소극적이었던 이들이 인문학 교육을 통해 자각과 성찰의 기회를 가지면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새 삶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에게 자기 성찰과 가치 인식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보여주는 예이다. 이러한 교육은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에 대한 처방으로서가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삶의 가치와 의미를 성찰하여 자신의 삶을 살게 하는 ‘예방’ 차원이 되어야 한다. 교육의 목적 중 하나는 개개인의 미래준비를 위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빵만으로 살 수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인간은 ‘인간다움’의 가치를 자각할 때 그 빵의 소중함과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된다. 더군다나 어느 단계의 수준에 다다른 우리나라 같은 선진국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제 사람들은 얼마만큼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삶의 질이 ‘가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며 살고자 한다. 앞으로의 교육도 삶의 질을 풍요롭게 만드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미래학은 미래사회의 변화를 예견하고 그에 대응하고자 하는 학문이다.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재는 ‘창의적 리더십’을 갖춘 인재이다. 창의적 리더십은 소수의 엘리트들에 의해 가능한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다양한 재능과 개성의 계발을 통해 이루어지는 다양한 리더십인 것이다. 미래사회의 모습은 ‘다양성’과 ‘창의성’이 키워드가 되며 무엇보다 삶의 질과 가치를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미래사회에서 인간이 살아갈 바탕은 과학기술과 물질이 되겠지만,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은 인문학과 문화와 예술이며, 이를 준비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교육(敎育)의 사전적 의미는 ‘피교육자의 지식⋅이해⋅태도를 기르고 생활을 발전시키며 인격을 형성하는 인간의 육성과정’이다. 󰡔설문해자주(說文解字注)󰡕에 의하면, 교(敎)는 위에서 베풀고 아래서 본받는다[上所施 下所效], 육(育)은 자식을 길러 착하게 한다[養子使作善也]는 말이다. 요컨대, 교육은 ‘교육자가 피교육자를 대상으로 하여 가르쳐 이끈다는 것’, 그것이 ‘선(善)을 지향한다.’는 두 가지 뜻을 함축한다. 즉, ‘도덕교육’인 것이다. 전통적인 교육은 바로 ‘도덕교육’이었고, 과거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급변하는 미래사회에서도 도덕교육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다양성’과 ‘창의성’으로 대표되는 미래사회도 개개인들이 ‘도덕성’을 바탕으로 상호 공존할 때에야 비로소 희망을 기약할 수 있기 떄문이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정보화된 사회에서 인간다움에 대한 교육이야말로 진정 미래를 위한 교육이다. 미래학자들이 미래교육에서 필요한 요소로 전문적 능력과 더불어 꼽는 것이 ‘휴머니즘’, ‘시민윤리 의식’이다. 도덕교과는 휴머니즘과 시민윤리 의식을 함양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과목으로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미래형 교육과정(시안)에서 독립교과인 도덕을 사회과와 통합하여 축소하는 것이 진정 미래 사회와 세대를 위해 바람직한 것인지 진지하게 숙고해 보아야 한다.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인 교육이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은 창의적 리더십을 위해 인간의 가치와 삶의 의미를 성찰하게 하는 인문학 교육이고, 창의적 상상력을 가능하게 하는 문화와 예술이며, 상호 공존의 바탕이 되는 도덕성 교육이다. 따라서 미래사회의 ‘시대정신’에 대한 진지한 성찰, 그리고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친 후에 진정한 미래형 교육과정(시안)이 확장되어야 할 것이다.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장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