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晴野 조회: 327 | |
벌써 六旬이라네 개구장이 철부지, 산으로 들로 뛰어 다니던 시절이 아직도 뚜렷하고, 닭에게 고아 준다고 매일 개구리 잡으러 논두렁 밭두렁을 헤매던 일도 선명하고, 낫으로 발목을 베어 놀라고, 나무 지고 도랑 건너다가 넘어저 팔도 부러지고 그래도 마냥 행복하기만 하였던 국민학교 시절 예산중학교 가는 길 7Km, 오는 길 7Km 하루 3시간을 걸었지 체력단련한다고 형제고개를 단숨에 뛰어 넘었지! 초봄만 되면 어지간히 질퍽거렸지! 그래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3년을 개근하였지 예산 촌놈이 대전 가서 적응하느라 힘들었고, 하숙집 아주머니 주는 밥 기다리다 목이 빠졌지 그래도 그 밥은 따뜻하였고, 아주머니 할머니 정도 들었지 LEO클럽 회장한다고 대전시내를 어지간히 헤매고 다녔지 그래도 대전은 나를 감싸 안아 키워주었어 그래서 대전이란 말만 들어도 나를 설레게 한다네 동국대 철학과 4년, 꿈을 안고 왔지만 나를 번민하게 만들었고 나를 잡아주신 국문과 소석 이종찬(素石 李鍾燦) 교수님! 내 인생의 지남철이신 재야의 계락 이종술(嵠樂 李鍾述) 선생님! 교수님과 선생님이 계셔서 나는 외롭지 않았네 나의 청년기를 보람되게 보낸 것은 오로지 두 분 덕이네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은인이로세! 하숙, 입주 과외 1년, 자취 3년, 그래도 꿋굿이 버텼던 뜨거운 피 나를 담금질 하던 시절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학원 2년 먹여주고 재워주고 학위도 주고 운동 실컷하게 해준 잔디 구장 다양한 전공의 학우들 사시사철 아름다운 청계산 나를 학문적으로 비약할 수 있게 해준 좋은 환경 그 생각을 하면 지금도 국가에 감사합니다. 이런 학창시절이 아직도 눈앞에 선명한데 벌써 육순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가는 세월 되돌릴 수 없으니 이제 거둬야 한다. 남은 날이 며칠일지 모르지만, 가기전에 거둬야 한다. 이제 더 벌리지 말고 정산이나 해보자 적자인가, 흑자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