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晴野 조회: 334 | |
 60년 세월이 주마등처럼.... 세월이 어느새 이렇게 흘렀나! 6살 때 아버지 따라서 지개지고 흙을 져 나르던 기억 7살 때 글방 다닐 때 겨울에 눈 쌓인 언덕을 오르지 못하여 비지땀을 흘리던 일 국민학교 2학년 딱지 치느라고 공부 안해서 성적이 뚝 떨어져서 엄마한테 혼나던 일 소 꼴 베러 가다가 낫으로 발목을 쳐서 뼈가 하얗게 드러나 고생했던 일 지개 지고 도랑을 건너다가 넘어져서 오른 팔이 부러졌던 일 중학교 때 진흙탕이 된 형제고개를 걸어서 넘느라고 고생하던 일 대전으로 과학경시대회 나가서 꿈에 비이커 깨고 낮에 실험하다 유리관 깨던 일 고1 여름 방학 때 공부한다고 독서실에서 무리하다가 병이 나서 밥도 못먹고 고생하던 일 대전 레오클럽 회장한다고 공부는 안 하고 방황하던 일 철학과 간다고 머리 싸매고 누어서 부모님 속 썩이던 일 그 때 부모님 말씀 들었으면 내 인생이 바뀌었을 텐데.... 그래도 철학과 나와서... 지금 인생 후회는 없다. 다만 내 적성에 잘 맞는지는 모르겠다. 수학도 꽤 잘 했는데... 불교대학 수석으로 합격해서 부모님 체면은 조금 세워 드렸지만 그래도 욕심 많은 우리 엄마! 한켠에는 허전 하셨지! 대학 1학년 때 계락 선생님을 만난 일, 나를 학문의 길로 인도하셨지 등하교길 정문을 드나들 때마다 체루탄 냄새로 눈물을 꽤나 흘렸지 데모한다고 퇴계로 을지로 서울역 시청 헤매고 다녔지 518 때는 휴교령으로 학교도 못가고 울울한 마음 만화방에서 생전 처음 무협지로 달랬지 무협지의 철칙! 결국은 선한 자가 이긴다. 이 세상이 무협지처럼 되기를 빈다. 그래도 도서관에서 밤 늦게 공부하고 언덕을 내려 올 때는 휘파람이 절로 나왔지 나를 먹여주고 재워주고 가르쳐주고 용돈까지 주던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대학원 정치바람이 마음 불편하게 해서 번뇌도 있었지만 내 학문의 산실 지금도 국가에 고마운 마음 있어요. 쉼 없이 달려 온 나의 길이 그 은혜 갚음 이기를... 성균관대학교 박사과정 별 기억 없네요. 자격증 줘서 고맙고 첫 강의 줘서 고맙고... 성신여자대학교 윤리교육과! 내 반평생의 동반자 예쁘고 착한 우리 학생들 7백여명의 얼굴이 아른 거리네 기말마다 채점하면서 모두 A+ 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 응어리졌어요. 미안 미안... 어느해 임용시험에 20여명이 한꺼번에 합격해서 연수 받을 때 20명과 돌려 가며 통화하던 감동 사은회 때 우뢰같은 박수 받던 추억, 고맙고 아련하네요. 요즈음 힘들어 하는 학생들 보며 안타까운 맘 있어도 어쩔 수가 없어요... 세상에 길없는 곳은 없어요. 내가 가면 길이 된 답니다. 자기를 믿고 힘차게 나아가면 문은 열립니다. 年富力强(연부력강: 나이는 젊고 힘은 강함)한 때에 꿈을 크게 꿔야 한 답니다. 꿈이 있는 곳에 길이 있어요....이를 믿고 나아가세요 나는 그동안 쌓아 놓은 것을 정리할 때인 것 같은데... 별로 쌓은 것이 없어서... 새로 도전 하려니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포기하지는 않을테다. 대학원 때부터 내 좌우명처럼 되뇌던 것을 다시 생각해 본다. 任重道遠 一息尙存 不能已也(책임은 무겁고 길은 머니 아직 한 목숨 붙어있으면 그칠 수 없다) 남은 인생 얼마가 될지 모르겠지만 인생의 가치는 내 꿈을 버리지 않고 가는 것이 아닐까? 내 몸이 다하는 그날까지 부디 건강하게 꿈을 꿀 수 있게 해 주소서!!! 금년이 세계철학을 향한 걸음의 첫해가 되게 하소서!!! 나는 저 세상 가는 날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니.... 어디까지 갈지 모르지만 한번 가 볼테다...  07이은주: 교수님 안녕하세요^^ 이 글을 보니 교수님이 살아온 세월, 인생관에 대해 느끼고 학부생들을 아끼는 마음까지 녹아들어가 좋네요. 채점 할 때 마음 아프셨단 것도 흐믓한 미소가 지어지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01/03-19:26]- 晴野: 애고 부질 없는 글에 댓글까지 달아주니 고맙습니다. 다음에 만나요.... -[01/05-10:47]- 08정윤정: 교수님의 말씀 한 구절, 한 구절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내가 가면 길이 된다는 그 말이 위로가 됩니다. 지금 연수원에서 윤촌 선후배들과 1급 정교사 연수 받고 있습니다. 합격했을 때의 초심, 학부생의 순수함이 필요한 때입니다. 기회가 되면 다같이 함께 뵙고 싶어요. 늘 건강하십시오! -[01/15-12:24]- 晴野: 이번 1정 연수 우리 졸업생 많았나 보네요. 나도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언제 시간 있으면 만나요.... -[01/22-1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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