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김선미) |
 이름: 晴野 2008/2/9(토) | |
 Re..교수님 새해에는 건강하고, 소원이 꼭 이루어지기를 두손 모아 빕니다. 질문과 관련된 순자의 원문을 먼저 제시하고 답하겠습니다. [1]禮起於何也? 曰, 人生而有欲, 欲而不得, 則不能無求, 求而無度量分界, 則不能不爭. 爭則亂, 亂則窮, 先王惡其亂也, 故制禮義以分之, 以養人之欲, 給人之求, 使欲必不窮乎物, 物必不屈於欲, 兩者相持而長, 是禮之所起也. [2]故禮者, 養也. 芻豢稻粱, 五味調香, 所以養口也, 椒蘭芬苾, 所以養鼻也, 雕琢刻鏤黼黻文章, 所以養目也, 鐘鼓管磬琴瑟竽笙, 所以養耳也, 疏房수貌越席床第궤筵, 所以養體也. 故禮者, 養也(순자, 19. 禮論篇) 위의 1과 2는 연결되어 있는 것인데, 질문에 인용한 부분은 2번입니다. 여기서 순자의 예의 기원을 말할 때 더 중요한 것은 1번입니다. 1번을 대략 번역해 보겠습니다. "예는 어디서 기원하였는가? 답하였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욕구하는 것이 있는데, 그 욕구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구하지 않을 수 없다. 구하는데 일정한 정도나 한계나 없으면 다투지 않을 수 없고, 다투면 혼란하(고 혼란하면 구할 방법이 없)다. 선왕이 그 혼란한 것을 싫어하였으므로 예의를 제정하여 나눠갖게 하여 사람의 욕구를 채우고(기르고), 사람의 요구(수요)에 부응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욕구가 (물건에 의하여) 다 채워지지 않게 하고, 물건은 욕구때문에 고갈되지 않게 하였다. 이 양자(욕구와 물건)가 서로 도우면서 오래갈 수 있게 하였으니, 이것이 예가 생긴 까닭이다.'" 성이 악한 사람들이 서로 자신의 욕구를 다 채우려고 하면 싸우게 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임금이 예를 정하여 분수에 맞게 욕구를 충족하도록 하였다는 것입니다. 예에 따라 욕구를 절제하여 어느 선에서 만족하도록 하면 자신의 욕구가 어느 정도는 충족되면서도 물건을 남겨 두므로 물건도 완전히 고갈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람과 물건이 오래도록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지요. 순자의 예의 본질을 말할 때는 대개 이 부분을 주로 말합니다. 인용한 책에서도 이 부분을 언급하였을 것으로 봅니다. 문제는 그 다음 2번의 경우입니다. 원문(禮者, 養也)에는 "예는 기르는 것이다."라고만 되어 있는데, 지은이가 '사람을' 보충하여 번역하였습니다. 예를 그냥 기르는 것이라고만 하면 무슨 말인지 잘 알기 어렵기 때문에 그랬을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그것은 순자의 본의가 아닌 것 같군요. 거기에 사람을 보충하여 번역하면, 오히려 그 다음에 열거하는 내용과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여기서 순자가 말하는 '기른다'는 의미는 禮란 제한하고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들의 욕구를 채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한 것 같습니다. 여기서 '기른다'는 것은 욕구를 '충족시킨다, 채운다'는 정도의 뜻입니다. 그래서 2번의 의미를 분석하면 禮를 통해서 耳目口鼻의 욕구를 충족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설날 차례를 지내는 禮를 거행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이목구비의 욕구를 충족시켜줍니다. 음식은 우리의 입의 먹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향은 우리의 코가 향기를 맡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그 음식의 아름다운 색은 우리의 눈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입니다. 결국 禮는 우리의 욕구를 절제하도록 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지은이가 인용한 글의 뒤에도 그런 류의 내용이 이어집니다.(지은이는 번역에서 입맛, 즐거움, 아름다움 등을 보충하였는데 이것은 오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입맛은 맛있는 것을 주로 말하는데 배고풀 때는 맛있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배를 채울 수 있으면 됩니다. 더 간절한 욕구이지요.) 지은이가 '사람을 기르는 것'이라고 종합하여 말한 것은 예의 본질을 순자가 추상적으로 말한 것을 반대로 구체화시켜 말한 셈입니다. 결국 사람을 기른다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과정이 선행된 다음에 교화시켜야 합니다. 결국 순자의 예는 사람들의 분수를 정하여 서로 사이 좋고 질서있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역할과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부수적인 역할로 나누어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미흡하면 다시 글 올리세요. 선미 파이팅!!! ================================ ┼ ▨ 교수님 - 김선미 ┼ │ 교수님~ 저 선미에요. │ 구정연휴 잘 지내고 계시지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 다시 공부하면서 나름대로 제가 공부했던 방법이나 특별히 더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는데, │ 아무래도 동양철학이 저에게는 다른 부분보다 부족한 것 같아서 그 부분부터 시작하고 있어요. │ 공부하다가 궁금한 것이 생겨서 질문 드립니다. │ │ 순자에 관한 질문인데요. │ <동양윤리사상의 이해> -조현규- 라는 책에서 보면 순자가 말하는 예의 본질을 크게 2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 그 중의 하나가 사람을 기르는 것이다. 라고 하는데요. │ 잠깐 그 책 내용을 옮겨보겠습니다. │ │ 그렇다면 예의 본질은 어떤 것인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그 하나는 사람을 기르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순자는 │ "예란 사람을 기르는 것이다. 쇠고기, 돼지고기, 쌀, 기장에 五味의 조화를 얻은 음식은 입맛을 기르는 것이고, 난, 분필의 향기는 코의 즐거움을 기르는 것이고, 金玉, 器物의 조각과 장식이며 색채문양은 아름다움을 기르는 것이며, 거문고, 비파, 피리 같은 음악은 귀의 즐거움을 기르는 것이고, 큰 방과 높은 궁전은 몸의 즐거움을 기르는 것이니, 그러므로 예란 기르는 것이다" 즉 예의 본질의 하나는 인간의 五管의 욕구를 기르는 것이다. │ │ 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 예의 본질을 '사람을 기른다'라고 표현한 것도 알겠고, 따옴표 안의 내용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 저는 여기서 '사람을 기른다'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했느냐하면요... │ 순자는 성악설을 주장하였다는 기본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인간이 가진 본성은 악하기 때문에 본성을 교화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 예잖아요. 따라서 │ 인위적으로 사람을 교화시키는 것= 사람을 기르는 것 │ 으로 이해했습니다. │ │ 어쨌든 저는 인간이 가진 욕망, 욕구를 억제하고 인위적으로 만든 예를 통하여 인간이 선으로 가고자 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은 순자의 사상으로 이해했는데, 마지막 문장에서 말하는 욕구를 기른다..가 모순처럼 들렸습니다. 오관의 욕구를 기르는 것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을 키워나가라는 뜻이 되잖아요. │ │ 제가 잘못이해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다른 생각은 특별히 떠오르지를 않아요. │ 교수님 답변해 주세요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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