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31 조회: 1374 추천:

사는 게 뭔지?(11) 산다는 걸 뭘로 말할까? 일년간 이 말을 외쳐 봤어도 번번이 대답은 다르게 나온다. 그렇다면 정확한 답은 없는 것일까? 그건 아닐 거야. 뭔가 잡히는 게 있을 거야. 아직 내 思考가 철저하지 못해서 답이 나오지 아니하는 것이겠지. 哲學을 한다는 것하고 내가 사는 것하고 무슨 관계가 있겠나? 나는 왜 여기 서 있는 것이냐? 그것은 철학의 문제가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은 사실이고, 또 여기에서 나의 생명이 유지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에 있다면 나는 여기에 있을 가치가 있단 말인가? 엄연한 現實과 더불어 그 當爲性은 과연 있는 것이냐? 나는 여기 대전으로 분명히 놀러 왔다. 반드시 올 필요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恩師님을 찾아뵙고 다른 친구들도 만나야 되겠지. 그러나 나는 그것을 當爲性까지 붙여서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분명히 이곳은 놀러 온 것이다. 공부가 잘 안되니까, 머리 속이 어지러우니까, 바람을 쐬러 온 것은 사실이다. 또 여기 와서 선배나 친구들을 보니 반가운 것도 사실이다.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선생님. 뭐 큰 가치도 없는 나를 집으로 꼭 오라고 당부를 거듭하시는 그 친절에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나를 위해 meeting까지 주선해준 선배의 정성에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여기로 놀러 왔다. 마음의 부담을 갖고 싶지 않다. 나의 이곳 大田에서의 存在價値는 기분전환이다. 그러므로 모든 점에 쾌활하고 싶고 웃고 싶다. 심각하거나 딱딱하고 싶지 않다. 술을 한 잔 마셔도 좋고, 마시지 않아도 좋다. 담배를 피워도 좋고, 그렇지 않아도 물론 좋다.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나는 주로 極에서 極으로 달리는 것 같다. 아까 薛孃이 말했듯이.... 그러나 나는 그것이 싫지 않다. 나쁜 것인지도 모르지만..... 나는 나여서 좋은 것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必要없다. 中庸에서 말했듯이 "君子는 時中"이라고.... 그러나 그 말이 표현을 그렇게 했을 뿐이지, 原義는 '時極'이라 표현했어야 적절하지 않을까? 이런 부적절한 표현 때문에 사람들은 中庸은 항상 중간만을 택하는 것이라고 오해하게 만들지 않았겠는가? 나는 단언할 수 있다. "君子는 時極이요 小人은 常極이라."고. 그러니 우리는 항상 상황을 판단하여 그에 따라서 極을 가져야 한다. 모든 일에서 極은 있게 마련이고, 그 極은 '자기 마음 다한 곳'에 있다. 朱子가 말한 것 같은 格物에서 致知에 이르는 길이 아니고, 王陽明의 格物致知이며, 明明德과 在親民에서 在止於至善에 이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즉 良知에서 極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良知라 할 때는 '앎의 極, 참앎'을 말하는 것이다. 또 참앎은 자기의 그 위치에서의 존재가치를 알 때 얻을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時極을 실천할 수 있다. 時極이 실천됐을 때에만 良知가 된 것이고 存在價値의 眞價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사람마다 참앎을 얻어서 時極을 행하게 되면 우리 세상은 眞理에 찬 天國이 되게 될 것이다. 자! 그럼 사는 게 뭔지 말해보자. 위와 같이 考察해 보면, '산다는 건' 자기의 存在價値를 인정받고, 스스로 확인하는 것이다. 자기의 존재가치를 발휘하지 못하는 인간이라면, 그것은 참뜻에서 볼 때 사는 게 아니다. 그러므로 사는 게 뭔지를 알려면 우선 자기의 존재가치를 파악하라. 그리고 時極을 行하라. 그 때서야 비로소 사는 게 뭔지를 제대로 느끼게 될 것이다. 431112292131

10

번호	제 목	조회	추천
32	사는 게 뭔지?(12)	1278
31	사는 게 뭔지?(11)	1374
30	사는 게 뭔지?(10)	1287